해수부·금융당국 "국적 해운사 2곳 불변은 아니지만 시기 부적절"




현대상선 회생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현대상선이 1일 사채권자를 대상으로 한 채무재조정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얼라이언스 해운동맹 가입까지 가시화되고 있다. 용선료 협상도 이르면 내주쯤 마무리질 예정이어서 현대상선의 정상화가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채권단에 따르면 새로운 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 핵심 인사들이 현대상선의 동맹 편입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반면 현대상선과 같이 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사정은 녹록치 못하다. 

지난해 현대상선보다 한발 앞서 해운동맹에 들어갔으나 용선료 협상은 이제 막 시작단계이다. 여기에 최은영 전 회장이 내부정보로 미리 주식을 몽땅 팔아 채권단에 신임을 잃기도 했다. 

더군다나 현대상선의 용선료 타결 임박을 지켜보는 속내는 더 씁슬할 수밖에 없다. 지금껏 해외 선주들이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한진해운 협상을 진행하자는 기류여서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를 함께 응원해온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현대상선이 용선료 타결 임박과 동시에 한진해운이 포함된 디얼라이언스 가입이 가시화되면서다. 

일각에선 한 발 앞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한 합병 시나리오 등이 등장하면서 한진해운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내외 여론이 글로벌 해운업 재편과 맞물려 대형 국적선사를 키워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까지 나서 "국적 해운사가 2개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만고 불변의 진리는 아니다"고 밝히면서 통합 해운사 논의가 수면위로 올라섰다. 

금융당국과 채권단 역시 두 양대 선사의 합병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쳐보고 있다. 구조조정 과정을 거친 뒤에 산업은행이 양대 선사의 최대 주주가 될면 합병이 이뤄지기 수월하다는 것이다. 

해수부는 현재로서 "양사의 합병을 검토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뿐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껏 "국적선사는 2곳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에 비하면 기류가 한층 달라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지금껏 다른 해운 얼라이언스였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동일한 해운동맹에 들어갈 경우, 시너지 효과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수부나 금융당국 등이 합병에 대해 "아니다"고 못박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하게 방향성을 정하고 진행을 하기 보다는 회생에 관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