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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에 돌입한 농협금융지주가 마른수건 짜기에 돌입했다. 임직원 급여반납, 조직통폐합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조직효율화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AT커니를 통해 경영효율화 전략 방안 중간보고서를 제출받고 각 금융계열사들에게 비효율적인 조직 축소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농협금융지주는 내달 계열사 가운데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등 홍보 조직을 통합할 예정이다.
홍보 조직 외에도 각 계열사마다 중복되는 IT, 인사, 재무, 총무부서 역시 내년 1월 조직개편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농협금융지주는 이번 조직통폐합 작업에서 제외된 NH투자증권에 ROE 개선이라는 특명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업계 1위 타이틀을 거머쥔 NH투자증권의 ROE는 4.6%로 업계 평균인 7%에 한참 못 미친다.
NH투자증권도 금융지주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해외 컨설팅 업체로부터 향후 증권업 판도 분석 및 경영지원부서 선진화 방안 등 경영진단을 의뢰했다.
이번 경영진단은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통합 이후 처음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수익성 확보방안과 본사 지원부서의 경쟁력 강화, 실적 확대 등에 초첨을 맞춰 진행 중이다.
이처럼 농협금융지주 계열사 전체가 비상경영에 돌입한 이유는 조선·해운사 부실 여파 때문이다.
조선·해운사 부실로 인해 은행이 메워야 할 돈은 수 천억원 이상이지만 이를 충당할 자금이 없는 탓이다.
농협중앙회에 지불해야할 브랜드명칭수수료까지 감안할 경우 올해 금융지주는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일각에선 농협금융지주가 조직효율화란 이름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은행 내 마련된 비상경영TF 수장으로 신응환 카드분사장이 칼자루를 쥐었기 때문이다.
신응환 분사장은 삼성 구조본 출신으로 삼성카드에서 재무통으로 일해 온 경험이 있다. 즉, 비재무적 요소를 찾아내 제거하는 데 있어서 인력 구조조정은 필연적으로 뒤따라올 것이란 얘기가 은행 안팎에서 돌고 있는 것이다.
실제 농협은행의 1인당 생산성은 전년 대비 2020만원 낮아진 6699만원을 기록했다. 직원 수는 변함없이 유지됐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생산성이 떨어진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이 신경분리 이후 금융지주를 의욕적으로 출범했지만 그 이후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체질 개선에는 실패한 게 아니냐란 회의론이 불고 있다”며 “그동안 보수적인 농협이 문제해결을 위해 외부 컨설팅을 맡기고 외부 출신에게 비상경영TF를 맡긴 만큼 대대적인 조직 수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