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점유 우등형 전철 밟을 듯… 고속버스조합 "처음부터 주간운행할 것"
  • ▲ 프리미엄 고속버스 내부.ⓒ국토부
    ▲ 프리미엄 고속버스 내부.ⓒ국토부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은 앞으로 '프리미엄(초우등형) 고속버스'의 점유비율을 전체의 60%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기존 우등형 고속버스 점유 비율은 축소되고 4열식 일반형 고속버스는 퇴출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고속버스조합은 애초 알려졌던 것과 달리 처음부터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주중에도 운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속버스조합이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공격적으로 운용할 뜻을 밝히면서 승객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기 위해 도입한다는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되레 선택 폭을 줄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토부에 따르면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오는 9월12일부터 서울~부산(12대), 서울~광주(15대) 등 2개 노선에 실전 투입된다. 운행 요금은 기존 우등형 고속버스보다 30%쯤 비싸다. 서울~부산 노선의 우등형 고속버스 운임이 3만4200원이라면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4만4400원이 되는 셈이다. 이는 같은 구간의 KTX 요금 5만9800원의 74.2% 수준이다.

    국토부는 그동안 심야 장거리노선에 먼저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투입하겠다는 태도였다.

    그러나 고속버스조합은 낮에도 바로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우등형 고속버스는 평일에는 출발지-도착지 간 1회 왕복운행, 주말에는 꼭 그렇지는 않지만, 갈지 자(之)처럼 1회 왕복운행에 1회 편도운행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고속버스조합은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처음부터 우등형 고속버스의 주말 수준처럼 운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우등형 고속버스보다 비싸기 때문에 가동률을 높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등형 고속버스는 1대당 가격이 1억9500만원선이고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2억5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고속버스 1대당 가격이 5500만~6500만원 비싼 것이다.

    고속버스 내구연한은 기본 9년에 최대 2년까지 연장이 가능해 총 11년까지 운행할 수 있다. 금호고속의 경우 기본 사용연한까지만 차량을 운행한 뒤 중고로 넘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등형과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사용연한이 같으므로 차량 도입에 따른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도입 초기부터 낮 시간 운행이 불가피한 셈이다.

    고속버스조합 한 관계자는 "운임은 우등형보다 최대 30% 비싸게 책정할 수 있어 운영 수익은 맞출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그는 "고속버스는 KTX보다 정시성이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승객은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이용할 것으로 보며 재탑승률도 나쁘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고속버스조합은 앞으로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점유비율을 60%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1992년 도입한 우등형 고속버스의 경우 현재 점유비율은 80%에 육박한다. 나머지 20%가 일반 4열식 고속버스다.

    고속버스조합은 나머지 40%를 우등형 고속버스와 일반형 고속버스의 조합으로 채운다는 생각이다. 현재의 우등형과 일반형 고속버스 비율을 고려할 때 사실상 일반형 고속버스는 퇴출절차를 밟게 될 거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일반형 고속버스가 퇴출당하면 프리미엄과 우등형 고속버스 비율이 현재의 우등형과 일반형 비율처럼 조정될 거라는 의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점유비율이 높아지면 애초 이용객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겠다는 애초 프리미엄 고속버스 도입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현재도 우등형 고속버스의 점유비율이 80%에 육박해 사실상 상대적으로 저렴한 일반형 고속버스를 선택할 기회가 적다는 지적이다.

    회사원 김모(41)씨는 "고속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데도 우등형 고속버스의 비율이 80%나 되는 줄은 몰랐다"면서 "우등형에 길드니 일반형은 잘 이용하지 않게 되던데, (고속버스조합에서)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의도적으로 늘리면 자연스럽게 승객의 선택 폭은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