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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세계 금융시장이 '아노미'(혼돈)상태에 빠진 가운데 국내 보험사 중 대형 생보사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발 불확실성 장기화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국채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이차역마진 부담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감독원 부채적정성평가제도(LAT)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결손금이 2014년 말 22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27조1000억원으로 20% 증가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의 경우 같은 기간 7조1000억원에서 10조1000억원으로 42.2%나 늘었으며, 교보생명은 4조6300억원에서 5조1800억원으로 1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LAT는 금감원이 IFRS4(국제회계기준) 2단계를 대비하기 위해 만든 새 감독회계기준으로, 잉여금과 결손금 상계를 허용하지 않아 이전보다 많은 결손금이 발생하게 된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대형 생보사의 결손금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매한 후유증으로 유배당 보험 부족액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생보사들의 결손금 문제는 과거 금리확정형 상품 때문”이라면서 “이로 인해 1990년대 후반 생보사들이 크게 성장했지만, 현재는 자본건전성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브렉시트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의 장기화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국채금리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어 “국내 보험사의 역마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역마진 부담이 큰 생보사의 자본확충에 비상벨이 울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낮춘 상황에서 브렉시트로 인해 국채금리가 또 한번 인하될 시 생보사의 금리역마진 위험액이 대폭 늘어날 것은 자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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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삼성생명은 저금리로 인해 이원차 마진율은 4분기 연속 하락해 사상최대치인-65bp에 달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저금리 가속화로 인해 삼성생명의 할인율 하락폭이 올 한해 100bp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삼성생명의 보험부채가 10조원 이상 증가할 수 있는 수치”라고 분석했다.
이에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대형생보사의 이익이 개선되려면 신계약이 늘어나든지, 역마진이 줄든지, 해외 진출을 통해 잉여자본이 회전되어야 하지만 이러한 전제들을 충족시킬지 의문”이라고 밝혔다.한편 손보사의 경우 브렉시트에 악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손보사는 생보사보다 연금보험의 판매가 적고 보험 부채가 짧으므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