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업계, 환율 변동으로 인한 수입원자재 가격·수출 변화 관건여행·관광 "환율은 부수적 요인일 뿐… 엔고 수혜는 긍정적"호텔업계 "환율 변동 예의 주시… 긍정적 기대와 부정적 우려 공존"
  •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이하 브렉시트) 이후 국내 식음료 업계와 호텔·관광 등 여행 업계가 향후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확정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당장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없지만 멀리 봤을때 환율 변동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히고 있다.

    △식음료 업계, 환율 변동으로 인한 수입원자재 가격·수출 변화 관건  

  • ▲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뉴데일리경제 DB
    ▲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뉴데일리경제 DB

    국내 식품업체의 경우 환율 변동으로 인한 수입원자재 가격 변동과 수출 규모 변화가 관건으로 꼽힌다.

    유가공 업체의 경우  원료 대부분을 국내산으로 충당하고 있어 영향이 덜하지만 농수산물과 밀가루, 과일 등 수입 원재료를 많이 쓰는 라면·제과 업체의 경우 환율 변동이 제조 원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라면과 과자류 등을 제조하는 국내 대형 식품업체 A사 관계자는 "영국산 원료는 쓰지 않아 현 시점에서는 영국 파운드화(GBP) 환율 및 한-EU FTA(자유무역협정) 적용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면서 "브렉시트 영향으로 원자재가 하락과 달러 강세가 예상되고 있어 원가 상승과 하락 요인이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브렉시트의 직접적 영향은 없다 하더라도 세계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장기적으로는 국내 경기도 동반 부진이 예상된다"면서 "신흥국이나 개도국 같은 경우에는 세계 불경기 여파로 통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수출 면에서는 유리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B 식품업체 역시 "중국이나 미국, 일본 수출 물량이 대부분이고 유럽 수출 물량이 많지 않은데다 대부분의 거래를 달러 기준으로 진행하고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음료 업계는 브렉시트 여파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출 감소 등이 일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아직 예단하기 이르고 개별 국가별로 경제 상황이 다른 만큼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긴밀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여행업계 "환율은 부수적 요인일 뿐… 엔고 수혜는 긍정적"

  • ▲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연합뉴스
    ▲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연합뉴스

    여행 업계는 브렉시트로 인한 환율 변동이 여행 수요를 결정짓는 요인이 아닌만큼 현재까지 이로 인한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브렉시트 여파로 인한 엔고 현상에 대해서는 모두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브렉시트 확정 이후 환율 변동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환율이 여행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요소는 아니다"라며 "아직까지 여행을 취소하거나 여행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등의 현상은 감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 여파로 인한 엔고는 단기적으로는 여행업계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여행 수요를 한국이 흡수할 가능성도 크고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도 늘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브렉시트에 따른 영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가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멀리 봤을때는 경기 침체 등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면서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존재할지 모르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영국이 EU에서 완전히 탈퇴하게 되면 영국 여행이 조금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영국이 유럽연합(EU) 공동체에 포함 돼 있을 때는 유럽 국가 간 여행이 원활했지만 향후 영국 여행을 위한 별도 비자가 생기거나 입국 절차가 까다로워질 수 있다"면서 "영국 내에서 유로화를 종종 쓸 수 있는 곳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전혀 쓰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호텔업계 "환율 변동 예의 주시… 긍정적 기대와 부정적 우려 공존"

  • ▲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뉴데일리경제DB
    ▲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뉴데일리경제DB

    외국인 고객 비중이 대부분 절반이 넘는 국내 호텔업계에서는 환율 변동으로 인한 긍정적 기대와 부정적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엔화와 달러가 강세를 보이게 되면 국내 관광 수요가 늘고 자연스럽게 호텔업계도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지만 브렉시트 여파가 장기적으로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글로벌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업이 브렉시트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업계는 아니다 보니 일단은 대부분의 업체들이 관망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브렉시트 여파로 매출이 떨어지거나 고객이 줄거나 하는 등 가시적인 영향을 받은 호텔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브렉시트가 확정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특히 호텔업의 주요 수익원으로 꼽히는 연회장의 경우 글로벌 포럼이나 컨퍼런스, 비즈니스 미팅, 세미나 등 미리 잡혀있는 대형 행사들이 취소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수는 없는 상황이다.

    또 호텔업계가 이제 막 여름 성수기에 접어든 만큼 당장은 실질적인 여파가 없다 하더라도 성수기 이후 브렉시트 여파가 호텔업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한편 브렉시트가 확정된 지난 24일 이후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3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렉시트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가파르게 오르다 떨어지는 등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으며 안전자산인 엔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