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시장 “시 공무원들, 市政 방향 이해하길”
  • ▲ 유정복 인천시장이 취임 후반기 첫날인 7월1일, 인천 구도심인 중구 인현동, 동구 송림동을 방문해 주민들의 주거실태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 인천시 제공
    ▲ 유정복 인천시장이 취임 후반기 첫날인 7월1일, 인천 구도심인 중구 인현동, 동구 송림동을 방문해 주민들의 주거실태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 인천시 제공

    지난달 30일을 기준으로, 임기의 반환점을 돈 유정복 인천시장이, 취임 후반기를 민생탐방으로 시작했다.

유정복 시장은 1일과 3일 이틀에 걸쳐 인천 구도심에 위치한 주거취약지역과 새벽 건설근로자 인력시장을 깜짝 방문하고, 인근 기사식당을 들러 택시기사들과 함께 아침밥을 먹었다.

유정복 시장이 임기 4년의 후반기 첫 시작을,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정으로 잡았다는 점은 그 의미가 가볍지 않다.

평소 유 시장은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를 보여 왔다. 유정복 시장은 정치인 출신답지 않게 언론을 이용해 말을 흘리는 일도 달가워하지 않아, 정치인보다는 행정관료에 가깝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런 유 시장이 임기 후반기 첫 시작을 우리 사회의 ‘을’과 함께 했다는 것은, 그의 앞으로 행보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음을 예고한다고 볼 수도 있다.

유 시장은 민생현장 방문을 끝내고 “시 공무원들이 시장의 행보를 보고 앞으로 市政방향의 메시지를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유 시장은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고, 어려운 분들에게 힘과 용기를 전달하고, 현실적인 바탕위에서 발전하게 하는 것이 공직자의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유 시장의 민생현장방문에 대해 인천시는 “‘수요자 중심의 인천형 복지’ 정책 추진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인천의 복지수준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의 설명처럼 유정복 시장이 정중동의 틀을 깨고, 서민 복지에 방점을 찍은 행보를 보이면서, 향후 2년 간 인천시 주요 정책의 키워드는 ‘복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 시장이 첫 방문지로 인천의 구도심을 선택하면서, 20년 가까이 방치되다시피 한 구도심의 도시 재생 및 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정복 시장은 1일 인천 중구 인현동, 동구 송림동 일대를 찾아 지역주민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이 지역은 슬럼화가 상당부분 진행돼 열 집 가운데 한 집은 빈집일 정도로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밤길을 밝혀주는 보안등도 많지 않아 범죄발생의 우려도 높다.

유정복 시장은 이날 붕괴위험이 있는 시설을 둘러보고, 주민들의 주거여건 개선을 위해 시가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관계공무원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주민들은 도시가스 공급, 경로당 등 주거편의시설 개선, 가로등(보안등) 설치 확대 등을 건의했다. 한 주민은 연락도 잘 안 되는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권자 지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유정복 시장은 “생활에 필수적인 도시가스 공급 방안을 찾아보고, 주민 불편 해소와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지역개발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유정복 시장의 민생현장 탐방은 3일에도 계속됐다. 이날 새벽 유 시장은 인천 서구에 위치한 직업소개소를 방문해, 새벽 인력시장을 이용하는 건설근로자들을 만났다. 

시장을 만난 건설근로자들은 “기술이 있어도 일할 자리가 없다‘며, 구직난 해소를 위해 시가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근로자들은 일자리 문제 외에도, 화물차 주차 문제를 비롯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현안 처리 실태를 묻기도 했다.

유정복 시장은 “민선 6기 전반기에는 재정문제 등 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후반기에는 (시의 복지 정책이) 노동자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유 시장은 인근에 있는 기사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택시기사들과 아침식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택시기사들은 감차(減車) 문제, 유가 보조금 등 택시정책과 관련해 궁금한 점을 묻고,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과 인천시내버스 노선개편에 따른 승객 감소 등을 우려했다.

유정복 시장은 “노사의 입장을 다 이해하고 있다”며, 어느 일방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 있는 정책의 실행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