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축 매출비중 61.29%…전년비 2.7%p↑현대건설·DL이앤씨, 주택통 선임 수주전 대비방배15·한남4 등 한강변·강남권 수주경쟁 예고
  • ▲ 서울 시내 아파트 신축 현장ⓒ연합뉴스
    ▲ 서울 시내 아파트 신축 현장ⓒ연합뉴스
    건설경기 침체에도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의 주택·건축 의존도가 전년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선점해 일감과 상징성을 확보하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도 강남·압구정·송파구 등 대규모 정비사업지가 공급돼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9일 뉴데일리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분기 10대 건설사의 전사 매출 대비 주택·건축사업 매출 비중은 61.29%로 집계됐다. 2023년 3분기 기록한 58.57%보다 2.72%p 상승했다. 

    10대 건설사 중 GS건설과 DL이앤씨를 제외한 8개 기업의 주택·건축사업 매출 비중이 늘었다. 이 중 롯데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비중 증가율이 가장 컸다. 롯데건설은 주택·건축사업 매출액이 2023년 2조9086억원에서 2024년 4조9965억원으로 늘어 10% 증가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주택·건축사업 매출이 3조7428억원을 기록해 전년(3조2044억원) 대비 11% 상승했다.

    주택·건축사업 매출 비중이 가장 큰 건설사는 HDC현대산업개발로 86.06%에 달했다. 이어 △GS건설 75.05% △롯데건설 69.66% △현대건설 66.17% △대우건설 65.15% △현대엔지니어링 63.89% △DL이앤씨 60.30% △포스코이앤씨 51.85% △삼성물산 46.65% △SK에코플랜트 27.75% 순이었다.

    업계에선 올해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건설사들이 수익성이 확보된 지역의 주택수주를 통해 실적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건설사들은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주택통’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히며 준비에 나섰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는 지난해 11월 현대차그룹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통해 현대건설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이 대표는 1994년 현대건설 입사 후 전략기획사업부장,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주택사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포스코이앤씨도 정희민 건축사업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DL이앤씨는 지난해 8월 주택사업 경험이 풍부한 박상신 대표를 앉혔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에 여전히 힘을 쏟으면서 올해 수주 격전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서초구 방배15구역 재건축 시공사 입찰에는 △포스코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대우건설 등 5곳이 입찰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방배15구역 조합은 다음달 27일 입찰을 마감하고 5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진행한다. 

    방배동은 전통 부촌으로 꼽히는 지역으로 일대는 최근 대거 재건축이 이뤄지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아크로 리츠카운티, 디에이치 방배 등 방배동 일대 고급주거 브랜드 분양이 모두 흥행하면서 정비사업이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 ▲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한강일대 최대 정비사업장 중 한 곳으로 꼽히는 한남4구역도 국내 건설사 '빅2'의 수주경쟁이 치열하다. 15년 만에 맞대결을 펼치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시공권을 수주하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총 예정 공사비가 1조5723억원에 달하는 한남동 재개발 사업은 사업규모도 크지만 앞으로 예정된 압구정3구역 정비사업의 전초전으로 여겨지고 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송파구 잠실우성 1·2·3차에서도 수주전 발생 가능성이 높다. 조합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세 곳이 조합에 참여 의향을 전달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진행된 첫 입찰에서는 GS건설만이 단독 참여해 유찰된 바 있지만 두 번째 입찰을 앞두고는 삼성물산 등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면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이미 단지 인근에 래미안 브랜드 광고를 게재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근 잠실주공5단지도 최근 재건축 기대감으로 신고가를 연이어 경신하며 잠실 일대 재건축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아울러 서울 주요 공공 재개발 사업지인 성북구 장위9구역에도 건설사가 몰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민대표회의가 지난해 연말 진행한 현장설명회에 △DL이앤씨 △현대건설 △GS건설 등 10곳이 참석했다. LH 등은 이달 20일까지 건설사들로부터 입찰 참가 확약서를 제출받은 후 2월 11일 최종 입찰을 마감할 계획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사업 진행속도가 빠른 강남권·한강변을 중심으로 한 정비 사업지에서는 수주경쟁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건설경기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결국 주택사업 수익성 회복이 건설사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과제인 만큼 올해도 건설사들이 우수한 단지 등에 적극적으로 입찰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