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계약액 110억달러…화공부문 실적 견인비화공 수주·수익성↓…영업이익 7년만 최저삼전부진→발주·수주저하…중동 전운도 여전
  • ▲ 삼성E&A 사옥. ⓒ삼성E&A
    ▲ 삼성E&A 사옥. ⓒ삼성E&A
    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가 지난해 해외수주 100억달러를 돌파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비화공(산업설비·환경) 수주 및 영업실적이 하락한 가운데 그룹사 발주물량을 책임진 삼성전자가 '어닝쇼크'급 실적악화에 직면한 탓이다. 여기에 올해 해외시장 전망도 안갯속이다. 미국우선·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중동 지정학적 위기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9일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삼성E&A 누적 해외수주액은 110억달러(한화 약 15조)로 전년동기 13억달러대비 746% 급증했다. 이처럼 가파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대어급 중동 화공플랜트를 수주한 덕이 컸다. 

    삼성E&A는 지난해 GS건설과 함께 72억9000만달러 규모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증설 프로그램' 공사를 수주했다. 역대 해외수주 가운데 세번째로 큰 규모다. 1~3분기 누적 신규수주액 11조5095억원중 8조336억원(69.8%)이 화공부문에서 나왔다.

    금액으로는 전년동기 8446억원대비 9.5배, 비중으로는 12.5%에서 69.8%로 5.5배가량 뛴 수치다.

    반면 삼성전자 등 그룹사 발주가 주를 이루는 비화공부문은 부진했다. 같은기간 해당부문 누적수주액은 3조4759억원으로 전년동기 5조9125억원대비 41.2% 급감했다. 신규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7.5%에서 30.2%로 줄었다.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3분기 연결기준 비화공부문 영업이익은 2735억원으로 전년동기 4262억원대비 35.8% 줄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같은기간 10.1%에서 6.7%로 3.4%포인트(p) 하락했다. 연도별 1~3분기 기준으로 보면 2016년 5.9%이후 7년만에 최저치다.
  • ▲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가스플랜트 전경. ⓒGS건설
    ▲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가스플랜트 전경. ⓒGS건설
    시장에선 비화공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당한 매출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극심한 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전날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공시했다. 직전분기대비 29.2% 감소한 수치로 시장기대치인 7조5000억~8조원대를 한참 밑돌았다.

    3분기 삼성E&A 삼성전자 관련 매출액은 2조973억원으로 비화공부문 전체매출 4조1075억원 가운데 51.1%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해외시장 불안정성도 커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내 반도체공장 등을 짓는 해외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칩스법(반도체지원법) 등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왔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에 대한 6조9000억원 규모 보조금 지급을 확정했지만 추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견제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화공부문 수주텃밭인 중동지역 불안정도 여전하다. 이스라엘의 예멘 후티반군 폭격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재차 고조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 이란 강경책이 현지정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이든 해외사업이든 특정부문에 치중된 사업포트폴리오는 시장 외부요인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화공부문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발주처 예산·투자 축소, 유가 변동 등 변수가 많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