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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만 해도 펀드로 용돈벌이 했다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수익률이 떨어졌다는 불만을 더 많이 듣게 된다.
그만큼 펀드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말이다.
◆10년 새 수탁고 정체, 소규모 펀드만 난립
공모펀드는 대표적인 간접투자상품이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이 멈췄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펀드 수탁고는 2000년대 중반 소위 펀드 열풍과 함께 급성장하면서 2007년 최고치를 기록한 후 정체된 모습이다.
특히 사모펀드가 수익성이 높다는 얘기가 돌면서 공모, 사모펀드 간 설정액 차이는 약 7조원 차이에 불과했다.
3년 전 두 펀드 간 50~60조원의 설정액 차이를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공모펀드의 인기가 시들어졌다는 걸 보여준다.
두 펀드의 인기가 극명하게 나뉜 이유는 수익률 때문이다.
실제 대부분 펀드평가 사이트에서 주식형, 주식혼합형, 채권형, 채권혼합형 등 분야에서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모펀드였다.
사모펀드가 수익률이 높은 이유는 공모펀드와 달리 규제를 크게 받지 않아 운용전략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반면 공모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매년 다양한 보수 및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어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매력도가 떨어진 것이다.
펀드에 대한 실망은 고객이탈로 이어지고, 고객에게 외면 받은 펀드는 소형 펀드로 이름만 남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
◆과거 수익률보다 미래 수익률 제시해야
그동안 금융당국은 공모펀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소규모 펀드 정리, 펀드채널 정비, 비교공시 도입 등 노력이 이어졌지만 큰 성과를 보진 못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펀드수익 예측 가능성 공시 △자산운영사별 실패한 펀드 정보 공시 △자산운용사의 성과보수 공시 등 펀드 비교공시 시스템을 더욱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통상 공모펀드 공시는 과거 3개월, 6개월, 12개월 수익 등 과거 성과 위주로 제공돼 왔다.
펀드가 지금까지 얼마나 잘 해왔는지를 알리는 게 공시의 기본이지만 투자자가 펀드에 가입하는 이유가 과거 높은 수익률을 냈기 때문이 아니라 미래에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 창출을 기대한 점을 감안하면 펀드투자 성과의 예측 가능성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송민규 자본시장연구실장은 “공모펀드가 추종하는 벤치마크가 무엇인지, 벤치마크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등만 추가 공시돼도 투자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산운용사의 실패한 펀드 정보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펀드 공시 사이트에는 자산운용사별 총괄 검색이 어려워 어느 자산운용사가 어떤 유형의 펀드에 주특기가 있고 어떤 투자 전략에 비교 우위에 있는지 알기 어렵다.
이 때문에 자산운용사는 성공한 펀드만 공시할 뿐 실패한 펀드에 대해선 공개하기 꺼려해 소규모 펀드만 난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