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이날 4시간 부분파업에 1700여대 390억 손실양사 지난해 총급여액, 약 1조7000억 '지역경제'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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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현대차 노조의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 모습.ⓒ연합뉴스
    ▲ 현대차 노조의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 모습.ⓒ연합뉴스


    국내 산업의 맏형 격인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공동파업에 나서면서 생산 차질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더 큰 문제는 양사가 갖고 있는 대표성이 큰 만큼 한국경제에 노사갈등을 조장하는 파업 문화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내수 침체와 브렉시트 여파, 각종 테러 등 글로벌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의 단체행동은 하반기 대한민국 경제에 큰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 등에 따르면 양사 노조는 이날부터 22일까지 공동파업에 돌입한다. 현대그룹노조총연맹(현총련) 연대파업 이후 23년 만이다. 현대차 노조는 5년 연속, 현대중공업 노조는 3년 연속 파업을 하는 것이다.

     

    우선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전 6시50분 출근하는 1조가 2시간, 오후 3시30분 출근하는 2조가 2시간 부분파업을 벌인다. 이날 하루 총 4시간 파업으로 1700여대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39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이날 오후 2시부터 설비지원사업 부문 근로자 일부가 3시간 부분파업에 나선다. 지원 부서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생산차질 규모를 수치로 환산할 수 없지만, 파업 규모가 커지고 장기화될 경우 선박 인도 등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양사의 공동파업은 아주 큰 의미가 있다.

     

    현대차 직원은 약 6만6000명(기간제 근로자 3500명 포함)이다. 이들이 받는 연간 총급여액은 1조2400억원에 달한다. 국내에는 울산, 아산, 전주공장 등이 있고, 울산공장 직원수만 약 3만1000명에 이른다.

     

    현대중공업 직원도 약 2만7000명(기간제 근로자 2000명 포함)으로, 이들의 연간 총급여액은 4500억원에 달한다.

     

    4인 가족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2만명의 생계가 현대차와 관련됐고, 현대중공업까지 합하면 약 23만명이 직접적으로 연관됐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이 소비를 함으로써 울산 지역경제가 활기차게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소상공인, 자영업자, 각종 기업들의 현금 흐름을 촉진하게 된다.

     

    현대차가 지난해 납부한 법인세만해도 1조9501억원에 이른다. 지방 재정에도 막대한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이런 영향력을 앞세워 공동파업을 함으로써 사측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팀 선임연구위원은 “현대차 파업은 협력업체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협력업체가 흔들리면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며 “결국 자동차 산업 전체를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1차 협력업체는 300개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파업으로 생산차질이 커지고, 장기화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1차는 물론 2차, 3차 협력업체로 전달된다. 협럭업체가 무너지면 다른 완성차업체에 대한 부품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자동차 산업 전체에 불똥이 튄다는 얘기다. 물론 현대차 자체 피해는 말할 것도 없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들의 이기적이고 무리한 단체 파업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을 것”이라며 “회사가 손실을 입으면 결국 자기 자신한테 불이익이 돌아온다는 걸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의 연대파업이 다른 산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이다. 더 강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세력 규합에 나선다면 대한민국 산업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양사의 파업이 현재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동종업계 및 타업계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91조9587억원, 영업이익 6조3579억원, 당기순이익 6조5091억원을 기록했다. 수주절벽으로 큰 어려움을 겪은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46조2317억원, 영업손실 1조5401억원, 당기순손실 1조3632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5만205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일반·연구직 조합원(8000여명)의 승진 거부권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통상임금 확대 △조합원 고용안정대책위원회 구성 △주간연속 2교대제에 따른 임금 보전 등도 주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올해 임단협 요구안은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퇴직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매년 해외연수 △임금 9만6712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및 성과연봉제 폐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