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프로모션 강화로 수익성 하락 예상기아차, 내수 호조로 시장 기대치 상회 전망
  • ▲ 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뉴데일리
    ▲ 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뉴데일리


     

    한 지붕 아래 형제 사이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2분기 실적을 놓고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20일 증권업계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아차는 내수 호조 영향으로 견고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6일 실적발표가 예정된 현대차의 2분기 성적은 전년 동기보다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바닥을 찍고 2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차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프로모션을 강화한 탓에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 


    신재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2분기 매출액은 5.2% 늘어난 23조9000억원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1조7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안타증권도 매출액 23조7490억원, 영업이익 1조64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 증가, 6.2% 감소한 수치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현대차의 실적이 매출 24조원, 영업이익 1조62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5.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3%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다. 

  • ▲ ⓒ하이투자증권
    ▲ ⓒ하이투자증권


    이들은 현대차가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판매 개선이 나타났지만, 재고 소진을 위한 인센티브가 늘어나 수익성은 떨어졌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판매부진에 따른 프로모션 강화로 영업이익이 하락할 것"이라며 "글로벌 공장출하 판매량도 예상치 128만2000대보다 1000여대 부족한 128만1000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을 제외하면 1만대 가까운 부진이 예상돼 재고감소 효과를 통한 미실현 손익 실현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반면 기아차는 2분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유안타증권은 매출액 13조4520억원, 영업이익 73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8.1%, 영업이익은 13.3% 늘어난 수치다.


    하이투자증권도 기아차는 2분기 시장기대치를 만족하는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기존 예상치 13조2800억원을 상회하는 13조5800억원, 영업이익은 6907억원을 넘는 7198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다. 


    LIG투자증권 역시 매출액 13조300억원, 영업이익 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가 7.2%, 7.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 ▲ ⓒ하이투자증권
    ▲ ⓒ하이투자증권


    이들 증권사가 기아차의 호실적을 예견한 이유는 수출 부진에도 내수 시장에서 K7, 스포티지 등 신차효과가 이어졌고 원/달러 환율의 상승 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스포티지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전체 해외공장 판매량이 7.6% 증가했고 유럽과 중국에서도 인기가 이어졌다.


    고태봉 연구원은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SUV 믹스로 내수시장에서 성과가 컸다. 또 원/달러 환율 개선에 따른 효과도 크다"며 "내수시장에서 개소세 인하 효과로 전년보다 판매가 16% 늘었지만, 수출부진으로 예상치 43만7000대를 크케 하회한 40만4000대에 머문 것은 아쉽다"라고 말했다.


    ◇브렉시트, 사드 등 해외변수에 파업까지...3분기 '암울'


    현대차의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해외 판매량에 영향을 줄 대외 변수가 많아서다.


    신재영 연구원은 "신흥국 경기 침체로 국내 공장 판매량 회복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유럽 시장 침체 가능성,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판매 감소, 개소세 인하 종료에 의한 내수 판매 감소 등 위험요인이 산재해 있다"고 전망했다.


    고태봉 연구원도 "신흥시장의 수요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내수부진을 상쇄시켜 줄 수준이 못 된다"며 "현대차는 하반기에 재고부담-가격인하의 악순환 싸이클을 반복할지, 생산량 축소를 통한 재고소진에 힘을 쏟을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3분기에는 내수에서 수요절벽과 수출의 어려움은 물론 파업장기화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 스포티지.ⓒ기아차
    ▲ 스포티지.ⓒ기아차


    기아차 역시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고태봉 연구원은 "멕시코공장의 확장과 국내공장 가동률 저하가 동시에 나타날 것이므로 당분간 마이너스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여기에 내수시장에서 개별소비세 인하효과가 종료되면서 내수본위의 견고한 실적이 흔들릴 수 있고, 이를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이 보완해주지 못하면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도 "개소세 종료에 따른 판매 위축, 미국시장 판매 둔화, 유럽 수요 위축 등 부정적 요인이 많다"고 전했다.


    신재영 연구원도 "유럽 시장 스포티지 판매 호조, 멕시코 공장 정상화에 따른 판매량 확대 가능성은 있지만, 내수시장의 개소세 할인 종료로 국내 판매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고 러시아, 남미, 중동 등 신흥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통상임금 문제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기아차는 현대차와 달리 '한 달 15일 미만 근무자에 대한 상여금 지급 제외' 규정이 없다. 따라서 통상임금 요건인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을 모두 갖춘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