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OIT 미검출된 항균물질 필터도 예방차원 자진수거"업계 "국내 공기청정기 전체로 불신 증폭 우려"
  • ▲ 환경부가 최근 진행한 공기청정기·차량용 에어컨의 OIT 방출량 실험.ⓒ환경부
    ▲ 환경부가 최근 진행한 공기청정기·차량용 에어컨의 OIT 방출량 실험.ⓒ환경부



    공기청정기업계가 환경부의 공기청정기 필터 옥타이리소씨아콜론(OIT) 위해성 조사결과 발표 이후 시름에 빠졌다. OIT 검출 필터의 수거와 별개로 항균물질로 처리한 필터까지 자진수거를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쿠전자, 대유위니아 등 OIT 검출 논란 업체들은 이미 관련 제품들을 단종시킨 가운데, 환경부의 이번 조치로 국내 공기청정기 전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20일과 22일 각각 '공기청정기 OIT 위해성 조사결과', '공기청정기 OIT 함유 필터 모델명·기기명'을 공개했다.

    특히 환경부는 OIT에 대한 인체 위해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사전 예방조치로 OIT가 미검출된 경우도 항균물질이 적용된 필터라면 자진수거 등의 조치를 권고할 예정이다. 이후 항균물질이 포함된 필터 전체에 대한 안전성 검사도 추진한다.

    환경부 자료와 업계의 추가 입장 등을 토대로 국내 가정용 공기청정기에서 OIT가 검출된 모델은 총 40개다. LG전자 15개, 쿠쿠전자 10개, 삼성전자 8개, 대유위니아 4개 등의 순으로 이어진다. 코웨이는 환경부의 첫 번째 조사결과에서 3개 필터에 OIT가 검출된 것으로 발표됐으나, 이후 OIT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정정됐다.

    쿠쿠전자, 대유위니아, 코웨이는 환경부의 OIT 미검출 항균물질 필터 제품 자진수거에 따른 회수 범위 증대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소비자들의 불신이 더욱 커질 것에 대한 우려가 남는 상황이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소비자 불안감 해소 차원에서 환경부 발표 이전부터 자사의 공기청정기 전체 모델에 대한 필터 교체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대유위니아는 에어워셔 9종 가운데 2종(4개 모델)만 필터가 탑재됐고, 나머지 모델들은 습식 방식으로 적용돼 항균필터가 사용되지 않고 있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힐 것이 없다"고 전했다.

    코웨이는 공기청정기 OIT 검출 논란에서 제외된 가운데, 천연물질을 적용한 필터로 항균물질 필터가 적용된 공기청정기가 없다는 입장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자사 공기청정기는 천연물질을 적용한 필터 제품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환경부의 항균물질 필터 자진수거 조치와 무관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환경부가 공기청정기 OIT 검출 제품 외에 항균물질에 대한 자진수거 조치를 실시한 것은,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 전체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2013년 연간 3000억원 규모에서 2014년 4000억원, 2015년 6000억원으로 상승 곡선을 이어왔다. 올해는 미세먼지 등의 이슈로 1조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지난 6월 공기청정기 OIT 검출 논란 이후 대형 전자제품 대리점에서는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최대 90%까지 급감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환경부가 공개한 공기청정기 OIT 검출 필터 제품과 더불어 OIT가 미포함된 항균물질 필터의 자진수거 조치까지 본격적으로 추진할 경우 소비자들의 불신을 공기청정기 전체로 퍼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