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특위, 27일 옥시 본사서 3시간 가량 현장조사옥시, 자료 제출과 답변 회피 등 조사 불성실 임해 추가 현장조사 의결
  • ▲ 아타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우). ⓒ뉴데일리경제DB
    ▲ 아타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우). ⓒ뉴데일리경제DB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가습기 특위)가 최대 피해자를 낸 옥시에 대한 현장조사를 했지만 옥시 측이 독성 실험결과 은폐나 영국 본사의 개입 여부 등 대부분의 의혹을 부인해 추가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가습기 특위는 27일 여의도 옥시레킷벤키저 본사에서 옥시 관계자와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3시간 가량 현장조사를 진행한 결과 옥시가 자료 제출과 답변을 회피하는 등 조사에 불성실하게 임했다고 지적하며 추가적인 현장조사를 의결했다.

    이날 현장조사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특위는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언제부터 알았는지 옥시가 직접 발주해 진행한 실험 결과를 고의로 은폐·조작했는지, 이에 대한 영국 본사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아타 사프달 옥시 대표는 "영국 레킷벤키저 본사가 지난 2001년 옥시를 인수할 당시 한국에서 판매 중이던 제품에 대한 안전성 재조사를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재조사의 필요성을 간과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습기 살균제가 한국에서만 판매된 제품이라 영국 본사가 제품에 대한 자세한 규정을 갖고 있지 않았다"며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폐 섬유화의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지목한 이후 영국 본사도 유해성을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사프달 대표는 독성 연구 결과를 옥시가 고의로 은폐·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질병관리본부가 처음 살균제 유해성을 발표했을 때 여러 차례 연구를 진행했을 뿐 은폐 시도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법률자문을 담당하는 김앤장이 독성실험 결과 은폐·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 역시 부인했다.

    우원식 특위 위원장은 "옥시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일부 위원들이 추가 현장조사를 요구했고 비공개로 현장조사를 다시 실시하기로 했다"며 "불성실한 답변이 이어질 경우 공식 조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위는 폐섬유화 등을 일으키는 독성 물질을 함유한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SK케미칼로부터 납품받아 옥시에 공급한 중간유통회사 CDI를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하는 안도 함께 의결했다.

    특위는 이날 옥시 현장조사를 마치고 SK케미칼과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계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애경·이마트를 현장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이 파악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수는 사망자 94명 등 총 221명에 달하며 이 중 최대 피해자를 낸 회사로 지목된 옥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는 사망자 70명 등 177명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