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시장 강세·저금리 투자수요 몰려정부 규제 강화에 증가세 지속 여부는 '글쎄'
  • ▲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2006년 이후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2006년 이후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서울의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이 2006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재건축시장 강세와 저금리에 따른 투자수요까지 몰리면서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부가 부동산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중도금대출 보증 규제 등 각종 규제를 가동하면서 이 같은 추이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신고된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총 1만4404건이다. 시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7월 거래량 기준으로는 최고 수준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부동산시장 호황을 누린 작년 7월의 1만1942건이다. 올해는 지난해 기록에서 1.2배가량 증가했다.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한 달 거래량 기준으로 보더라도 역대 네 번째로 많다. 지난달보다 거래량이 많았던 달은 부동산 광풍이 불었던 △2006년 11월 2만4829건 △2006년 10월 1만9372건 △2006년 12월 1만5531건 뿐이다.

    부동산 거래 신고 기간이 계약후 2개월이라 지난달 신고된 주택에는 7월 거래뿐만 아니라 5~6월 거래 물량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7월이 주택시장에서 전통적으로 비수기로 분류되는 시기인데다 역대 7월 거래량에 비해 올해 거래량이 월등히 많아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전문가들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전반적인 아파트 거래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임대사업으로 몰린 것과 전셋값 상승으로 매매 전환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구별로는 재건축 강세의 시발점인 강남구가 880건이 거래되면서 작년 7월(719건)보다 22% 늘었다. 잠실주공 등 재건축 추진 단지가 몰려있는 송파구 역시 같은 기간 52% 늘어난 1015건을 기록했다.

    7월 거래량이 가장 크게 늘어난 지역은 용산구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각한 외인아파트 거래량(512가구)이 한꺼번에 신고되면서 지난해(233건)보다 483% 급증한 1358건이 신고됐다. 최다 거래 지역은 노원구로 1382건이 거래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중도금대출 규제와 분양보증 심사 강화 등 부동산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규제에 나선 만큼 이 같은 거래 증가세가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정부는 7월부터 분양가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에 대해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대출 보증을 제한하고 9억원 이하 주택 중 1인당 보증건수와 금액도 낮췄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 상승이 지속되자 개포주공3단지의 재건축 단지인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분양보증 승인을 거절하는 등 직접 제동을 걸고 나섰다. 부동산 거래 신고 시점을 감안하면 정부 규제 여파가 다음달 거래량부터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