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원 광감응성 분자를 2차원의 구부러진 사다리 형태로 구현내부 전자 분포를 분자 수준에서 제어하는 기술 개발높은 광감응성·유연성·인쇄친화성 유지하면서 열진동자 생성 억제에너지 소재 기술 분야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에 발표
  • ▲ 왼쪽부터 성균관대 조새벽 교수(교신저자), 권현민 박사과정생(제1저자), 순일바마 박사과정생(제1저자).ⓒ성균관대
    ▲ 왼쪽부터 성균관대 조새벽 교수(교신저자), 권현민 박사과정생(제1저자), 순일바마 박사과정생(제1저자).ⓒ성균관대
    성균관대학교는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와 성균에너지과학기술원(SIEST) 조새벽 교수 연구팀이 광감응성 분자잉크의 나노박막 프린팅을 통해 기존 실리콘 수준의 높은 에너지 변환율을 구현할 수 있는 태양전지 소재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플라스틱 등 유기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유기태양전지(OPV) 기술은 차세대 친환경 유비쿼터스 에너지 생산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0년 물리학자 앨런 히거가 해당 분야의 신소재를 발견해 노벨 화학상을 받기도 했다.

    유기소재의 특성상 잉크형태로 제조할 수 있어 단순히 프린팅만으로 저가의 대면적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유연한 기판 위에 인쇄하면 깨지지 않고 유연한 초경량 태양전지를 구현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그러나 이런 특성들은 필연적으로 소재의 화학적인 복잡성과 높은 무질서도를 동반하며 빛을 전기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많은 열 발생을 유도한다는 게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또한 태양전지로서의 성능이 프린팅 환경과 조건에 영향을 크게 받아 대량생산의 걸림돌이었다.
  • ▲ 분자의 구조와 열에너지 손실과정 해석 결과.ⓒ성균관대
    ▲ 분자의 구조와 열에너지 손실과정 해석 결과.ⓒ성균관대
    연구팀은 이런 높은 열적 에너지 손실의 근본 원인이 광감응성 분자잉크에서 발생하는 빛에너지의 흡수·변환 과정에서 일어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플라스틱처럼 기계적으로 유연한 소재는 분자수준(나노미터 이하)에서도 높은 유연성을 가지는데, 이런 소재가 빛을 흡수하게 되면 분자구조의 변형이 일어나게 된다. 이때 변형의 정도는 열의 전도를 매개하는 열진동자(포논·Phonon)라는 준입자와 유사한 에너지를 가지기 때문에, 분자의 구조적 변화가 커질수록 열진동자가 활발하게 형성된다는 점을 연구팀이 발견했다.

    연구팀은 피코초(10의 12제곱분의 1초) 수준의 해상도를 가지는 초고속 레이저 분광학 인프라를 기반으로 이런 전이·형성과정을 관찰했으며 이들과 분자 구조 간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또한 기존의 1차원 형태였던 광감응성 분자를 2차원의 구부러진 사다리 형태(Ladder-type)로 구현하고 이들 내부의 전자 분포를 화학적인 개질을 통해 제어함으로써 기존의 높은 광감응성과 유연성, 인쇄친화성은 유지하면서 열진동자의 생성을 억제하는 분자의 설계 방법을 제안했다. 연구팀이 이렇게 구현한 나노박막 태양전지는 인쇄 조건이나 환경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으며, 기존 무기소재 기반의 태양전지만큼 뛰어난 광에너지 전환율(86% 이상)을 보였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의 친환경성·유연성을 유지한 채 성능을 높인 태양전지용 분자 소재의 설계 원리를 개발했다"며 "앞으로 범용적인 친환경 에너지 소재의 주요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에너지 소재 기술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에 발표했다. 조 교수가 교신저자, 권현민·순일바마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 ▲ 성균관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유지범 총장.ⓒ성균관대
    ▲ 성균관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유지범 총장.ⓒ성균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