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같은 기업 표방해 사명 교체… 'Be Good Friends' 강조
  • 

  • ▲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BGF리테일
    ▲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BGF리테일


    저성장과 경기불황 속에서도 '나 홀로 성장'을 지속하는 마켓이 있다. 소비자와 가장 밀접한 곳에 있으면서도 스스로 변화를 멈추지 않은 편의점이다. 과거 '동네 담배 가게' 혹은 '가격이 비싼 대신 오래 하는 슈퍼'라는 인식이 만연했던 편의점을 유통 업계 '핫 플레이스'로 만든 세 명의 인물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 홍석조 회장은 PB상품(자체 브랜드)이 나올때 마다 직원들과 함께 맛을 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도시락을 직접 먹어보고 괜찮다, 혹은 별로라는 날카로운 지적도 서슴치 않습니다. 때론  격의 없는 친구처럼 편안하게 소소한 의견을 늘어놓습니다.

    # 일반적인 회장들이랑은 뭔가 다르죠. 홍석조 회장은…. 회장 자리에 오른 지 벌써 9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PB 상품이 출시되면 직원들과 함께 먹으면서 의견을 경청합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좋은 친구 같은 느낌이에요.

    'Be Good Friends'

    홍석조 BGF 리테일 회장은 지난 6월 출범 4주년을 맞아 "고객·가맹점주·지역사회의 좋은 친구 같은 기업"을 새로운 기업 '아이덴티티'로 삼는다고 말했다. BGF리테일을 '친구' 같은 기업으로 만들자는 홍 회장의 경영 정신이 그대로 묻어난 발표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홍 회장은 BGF리테일로 취임한 2007년 이후 '친구 같은 회사'를 경영철학을 내세우며 새로운 혁신을 이어갔다.

    홍 회장은 '친구 같은 회사'를 전면에 내세우기 위해 22년간 이어온 사명조차 새롭게 바꿨다.

    2012년 홍 회장은 주변에 만류에도 불구하고 훼미리마트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편의점은 CU, 회사명은 BGF리테일로 완전히 갈아엎었다.

    사명 변경에는 다양한 설이 있지만, 그중 일본색이 강한 훼미리마트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좋은 친구'라는 느낌을 주기 어려웠기 때문에 홍 회장이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CU는 'CVS for U'이라는 뜻으로 영어의 See you처럼 가깝고 친근한 표현이다. 우리 말로 해석하면 '당신을 위한 편의점'이라는 뜻으로 기존 공급자 중심의 편의점(도입 초기 일본형 편의점)에서 벗어나 이용자 중심의 한국형 편의점을 표방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 ▲ CU 이름의 뜻 ⓒCU홈페이지
    ▲ CU 이름의 뜻 ⓒCU홈페이지



    CU 브랜드 런칭 이후 지난 2014년 5월 홍 회장은 코스피 주식상장을 통해 IMF 때 일부 차입했던 일본 훼미리마트 지분까지 완전히 정리하면서 본격적인 한국형 편의점의 시작을 알렸다.

    당시 홍 회장은 기업공개(IPO)에서 "2020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해 초일류 종합유통서비스 기업으로 BGF리테일을 성장시키겠다"고 천명했다.

    당시 업계는 홍 회장의 청사진을 과장된 발언으로 해석했다. 극도로 굳기 시작한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백화점·대형마트의 실적도 떨어지는 판국에 편의점 위주의 사업을 펼치는 BGF리테일의 매출 신장은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 홍 회장의 자신감은 수치로 증명됐다. 

    2007년 홍 회장 취임 당시 3700여개에 불과하던 CU 점포 수는 지난 6월 편의점 최초 1만점을 돌파했고 실적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실제, BGF 리테일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725억원, 영업이익 627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 14.6%, 영업이익 22.1% 신장한 수치다.

  • ▲ CU 백종원 한판도시락 ⓒBGF리테일
    ▲ CU 백종원 한판도시락 ⓒBGF리테일


    홍 회장은 최근 편의점 열풍을 몰고 온 PB 도시락과 ‘Cafe GET’(커피)의 사업도 직접 진두지휘했다. 

    지난해 12월 출시돼 현재 CU 판매량 1위에 올라있는 '백종원의 한판도시락'은 직원들과 함께 맛보고 품평회에 참석하는 등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1700만잔을 판매하는 등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Cafe GET' 역시 직원들과 직접 시음하며 허심탄회한 논의 끝에 나온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홍 회장이 프리미엄이나 저가 등 가격으로 어필하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편의점을 '친구'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준 것이 현재 CU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 ▲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BGF리테일
    ▲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BGF리테일


    CU는 소비자에게 "좋은 친구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 끝임없이 혁신하고 있다.

    그 결과 대학로에서는 길거리 공연을 할 수 있는 '버스킹 편의점', 여대 안 편의점에는 '스터디존', '파우더존', '피팅룸', 외국인 관광객과 클러버들이 많은 이태원에는 '물폼보관함 편의점', 사무실이 밀집한 오피스가에는 '미팅룸 편의점' 등 새로운 시도로 고객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차량을 빌리는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해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쏘카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업계 최초로 편의점 카-셰어링(Car-Sharing) 서비스도 선보였다. 
    카셰어링이란 자신의 위치와 가까운 주차장에서 차량을 시간 단위로 빌릴 수 있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말한다.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가맹 점주들에게도 '좋은 친구'로 다가가기 CU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점포 운영력 진단', 'CS 리더제도', '전문상담사 운영 확대' 등 다양한 서비스 향상 제도를 체계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밖에도 매월 ‘점포분석 보고서’를 통해 점포별 맞춤 운영 방안도 제공하고 있다. ‘점포분석 보고서’는 요일·시간대별, 상품별 매출분석, 객층별 분석 등으로 구성돼 매월 점포 운영 현황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어 가맹점 점주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누구에게나 다정하고 기댈 수 있는 친구 같은 편의점을 만드는 것이 홍 회장의 평소 생각"이라며 "이번에 내세운 기업 아이덴티티 '
    Be Good Friends'는 이러한 홍 회장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향후 CU는 보다 친근감 있는 자세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