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6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대화를 나누는 재닛 옐런(오른쪽) 연준 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 ⓒAP연합뉴스 제공
    ▲ 26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대화를 나누는 재닛 옐런(오른쪽) 연준 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 ⓒAP연합뉴스 제공

    미국과 일본·유럽의 중앙은행이 각각의 통화정책 강도를 키우며 서로 반대 방향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 26일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최근 몇 달 간 금리 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며, 연내 한 번 정도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쳐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옐런의 발언에 주석을 달면서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더 커졌다.

피셔 부의장은 CNBC 인터뷰에서 “이르면 9월에도 금리가 오를 수 있으며 연내 2차례 인상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오는 9월 20∼21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0.50%다.

옐런 의장의 발언 직후 미국의 달러가치와 국채금리가 뛰고 주식시장의 경계감은 높아졌다.

앞서 지난해 12월 연준은 9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금융위기 이후 이뤄진 양적완화 조치를 단계적으로 금리 정상화에 시동을 건 것이다. 

하지만 중국 성장 둔화 우려와 5월 고용지표 쇼크, 브렉시트 등이 이어지면서 추가 금리 인상은 미뤄왔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옐런의 발언 이후 9월 인상 확률을 38%, 12월은 62%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옐런의 발언 이후 9월 인상 가능성을 30%에서 40%로 상향했다. 연내 인상 가능성은 75%에서 85%로 높였다.

하지만 앞서 경제지표의 부진으로 금리 인상이 연기된 적이 있으므로, 다음달 2일 노동부가 발표하는 8월의 신규고용 증가량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극단적인 통화정책인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 중인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은 다음달 돈을 더 풀도록 추가 부양책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 20일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추가적인 완화 조치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강도 높은 발언을 뱉었다.

일본은행은 올 초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했지만 근래 엔화 가치가 치솟아 아베노믹스가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구로다 총재는 금리를 더 낮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유럽중앙은행는 8주간의 여름 휴지기를 끝내고 미국·일본의 중앙은행보다 앞서 9월 8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지난 18일 공개된 7월 회의 의사록은 새 부양책 시행의 가능성을 열어 놨다는 분석이다.

유럽중앙은행 위원들은 당시 회의에서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이 글로벌 경제에 가할 충격을 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보였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 3월 예금금리를 -0.4%까지 내리고 채권 매입 확대와 초저금리 은행 대출 등을 결정한 '바주카포'를 쐈다. 브렉시트 이후 열린 첫 회의인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이들 중앙은행이 각각 어떤 조치를 택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주요 경제권인 미국과 일본·유럽 사이에 통화정책 대분기가 본격화 될 수 있다. 

대분기는 지난해 12월 미국이 금리를 올린 뒤에 이미 예견된 일로 주요 경제권의 통화정책 방향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