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 카나브 라인업 미완성·고혈압 복합제 시장 경쟁 가열화 등 현실적 어려움 많아
  • ▲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보령제약
    ▲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보령제약

보령그룹 김승호 회장이 2020년 보령제약 매출 1조 클럽 가입을 자신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제약의 올 상반기 매출은 1942억원로 올 한해 목표 매출 5000억원 달성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자사 효자 상품 '카나브'도 고혈압복합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난항을 겪을 위기에 처했다.

 
보령제약의 1조 매출에 대한 열망은 이미 한 번 좌절된 바 있다. 김승호 회장은 지난 2010년 신년사를 통해 2014년까지 매출을 1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밝혔으나 2014년 총 매출(3595억원)은 목표의 35%에 그쳤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전체 제약 시장에서 보령제약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전반적인 제약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보령제약도 조금씩 매출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점유율은 뒷걸음치치는 모양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령제약의 2014년 총 매출은 3595억원, 2015년 401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시장 점유율은 각 4.95%에서 4.55%로 약 0.4% 하락했다.  

보령제약은 야심찬 목표인 '2020년 매출 1조클럽'에 가입하기 전까지 거쳐야할 관문이 많다.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달성까지 약 5년 남은 시점에서 6000억원 상당의 판매액을 추가적으로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제약사 중 판매규모 상위 7위에 오른 제일약품이 지난 2015년 한 해동안 벌어드린 매출(5947억원)만큼 더 팔아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해 매출 '1조 클럽'에 들었던 국내 제약사는 유한양행·한미약품·녹십자 총 세 곳이 유일하다. 반면 보령제약은 2015년 기준 국내제약사 매출규모로 따졌을 때 상위 13위에 머물렀다. 

1조 클럽에 가입한 한 제약사 관계자는 "회사 마케팅·영업전략 등에 따라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과 실패가 갈리겠지만 일단 매출 1조원을 달성하려면 신약개발(R&D)에 매출액 대비 높은 비중의 비용을 투자해야 하고 시간적 손실을 감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제약시장 특성상 단기간 내에 현 매출보다 2.5배 가량 높은 수준의 판매액을 달성하기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보령제약은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고 '1조 클럽'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자사 블록버스터 약물 '카나브'를 앞세우고 있지만 이 또한 녹록지 않다. 아직 카나브 라인업이 다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나브는 2011년 출시 이후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으면서 보령제약이 카나브에 의지하는 비중은 점차 높아졌다. 카나브는 2012년 기준 판매액 182억을 기록, 보령제약의 총 매출(3120억원)의 6.05%를 차지했으나 2015년엔 334억으로 8.32%까지 상승했다. 

쟁이 치열한 고혈압복합제 시장에서 카나브 라인업으로 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 어려워 보인다. 고혈압복합제 시장 경쟁이 날이 갈수록 가열되기 때문이다. 

CJ헬스케어·신풍제약·종근당 등 국내제약사가 올해 하반기 고혈압 복합제를 출시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예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로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데다 고혈압 치료제의 경우 한번 복용하면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해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보령제약

  • 반면 보령제약은 '2020 매출 1조' 달성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령제약 측은 "카나브를 바탕으로 고혈압을 이중으로 개선하는 복합제, 고지혈증·고혈압복합제 등 총 다섯가지 제품 라인을 갖춰 매출 1조원을 견인할 계획"라며 "고지혈증·고혈압복합제는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며 3제복합제는 아직 임상1상 중으로 이르면 2018년에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카나브는 멕시코·러시아·중국 등 총 16개국과 1억9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며 지속적으로 임상데이터를 축적해 의약품 선진시장인 북미·유럽에도 진출할 것"이라며 "올 9월에 열리는 국제고혈압학회에서 자사 제품의 안전성과 우수한 효과를 알려 매출 1조원을 견인할 수 있는 '찬스카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