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희망자 수보다 지분 인수율이 관건과점주주 형태 속 주도권 싸움 격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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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민영화 성사 여부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은행 경영권을 누가 쟁취하느냐도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인수 희망자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보험사, 증권사, 대기업, 국내외 사모펀드 등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 투자자는 10곳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된 투자자 모두 참가할 경우 이번에 매각할 우리은행 지분은 모두 소진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06% 중 약 30%를 4~8%씩 쪼개 판다.

    단순 계산 상 우리은행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최소 지분율은 4%로 최대 8곳만 우리은행 주식을 넘겨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우리은행 민영화가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제 다음 문제는 우리은행 경영 주도권을 국내 자본이 쥐느냐, 외국계 자본이 쥐느냐로 넘어가게 된다.

    우리은행의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지난 21일 금융개혁 창업일자리 박람회에서 “입찰 희망자의 수보다 이들이 인수하려는 퍼센트(%)가 더 중요하다”며 “지배구조 관점에서 한 쪽에 치우치기보단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가 고르게 분배되는 것이 향후 경영에도 더 좋을 것”이라고 속내를 밝힌 바 있다.

    이는 전략적 투자자가 너무 많으면 주요 경영과 관련해 의사결정이 쉽지 않다는 뜻도 내포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회 내에서도 주도 세력이 있으면 이들에 맞춰 결정하면 CEO가 경영하는데 있어 수월하다”며 “신한금융지주도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승승장구할 수 있는 비결도 재일동포의 우호지분이 든든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바쁘게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우리은행 지분 30%를 매각해도 보유 지분율이 21% 이상 돼 최대주주 지위는 보유하게 된다. 단, 앞으로 경영권 간섭이 없다고 약속한 만큼 우리은행을 먼발치에서 바라만 봐야 한다.

    그렇다고 두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외환은행 시절 외국계 자본인 론스타가 경영권을 장악할 때도 제재수단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던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 내부에선 입찰 대상 선정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대기업 1곳, 금융계 1곳, 사모펀드 2~3곳 등 쿼터제를 두고 입찰 수량을 제한하는 방식도 오르내리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자본은 전략적 투자자보단 재무적 투자자에 가깝다”라며 “경영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사실상 외국계 자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대기업 중 거론되고 있는 KT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은행 경영까지 큰 관심을 둘 지 미지수다.

    한국금융지주 역시 인수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카카오뱅크 설립을 준비하고 있어 전략적 투자보다는 재무적 투자에 가깝다.

    교보생명은 지난번 지분 매각 때도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놓고 당일까지 이사회에서 격론을 펼쳤지만 최종적으로 투자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결국 현재까진 한화생명이 8% 지분 인수에 가까운 투자자로 꼽힌다.

    반면 외국계 자본으로 구성된 사모펀드는 적극적이다.

    홍콩계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 2014년에도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어피너티는 GIC(싱가포르투자청)와 함께 우리은행 지분 10% 인수를 시도했지만 응찰 가격이 매각 희망 가격에 모자라 탈락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경영권 참여도 가능한 만큼 새로운 투자자와 함께 지분 8%까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외국계 사모펀드가 각각 4%씩 확보 후 연대해 우리은행 주도권을 잡는 것도 예상 가능한 범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