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TPA 설비 감축 및 M&A 방안 '권고'지난해 흑자전환 이후 새로운 '난관봉착'
  • ▲ 태광그룹 계열사 현황.ⓒ태광그룹
    ▲ 태광그룹 계열사 현황.ⓒ태광그룹



    태광산업이 정부의 석유화학 구조조정 방안으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지난해 수백억대의 영업손실을 극복하고 흑자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정부의 테레프탈산(TPA) 설비 감축 권고는 실적에 악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30일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설비감축과 업계 통폐합이다. 석유화학 업계는 TPA 생산량을 30%까지 줄일 것을 권고받았다.

    태광산업에서 TPA는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TPA 생산업체 중 연간 생산 능력은 한화종합화학(200만톤)과 삼남석유화학(180만톤)에 이어 태광산업은 3번째로 많은 100만톤이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중국산 TPA의 과잉 공급으로 10만톤을 감축해 올해는 90만톤을 생산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부의 석유화학 구조조정 방안으로 인해 TPA 주요 업체들의 매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TPA 매출 비중 100%인 한화종합화학, 삼남석유화학과 더불어 빅 3에 해당하는 태광산업 역시 이번 구조조정 방안은 악재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개별 기준 1조814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난 2014년 2조1429억원과 비교해 3285억원이 줄어든 상태다. 그럼에도 지난해 영업이익은 TPA 단가 개선 및 내수 확장 등으로 325억원 적자에서 65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석유화학 구조조정 방안은 태광산업의 매출은 물론 수익성 개선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광산업은 지난해 석유화학 업계의 TPA 자발적 감축 등에 따른 원가경쟁력 확보로 실적이 개선된 상황이었다"며 "이미 한 차례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가운데, 또 다시 설비를 감축하는 것은 향후 TPA 수요가 증가해도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광산업은 태광그룹의 모기업이라고 할 수 있으나, 실적 측면에서는 금융 계열사들에 뒤쳐진 상황"이며 "현재 금융 계열사인 흥국화재·생명 등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올리고 있어 태광산업의 실적 회복이 그룹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태광산업 측은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아직 큰 그림만 나오고 구체적 방안이 없기 때문에 관망하는 자세로 보고 있다"며 "구체적 계획이 나오면 그 때 다시 한 번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