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 낮은 곳, '부실대학' 낙인 대학들 대부분 공개 꺼려
  • ▲ 2017학년도 전문대 수시 1차 모집 원서접수가 마감된 가운데 상당수 학교가 경쟁률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뉴시스
    ▲ 2017학년도 전문대 수시 1차 모집 원서접수가 마감된 가운데 상당수 학교가 경쟁률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뉴시스


    2017학년도 전문대 수시 1차 모집이 마감됐지만 상당수 학교가 경쟁률 공개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쟁률 자료 미공개는 낮은 수험생 지원 상황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내놓지 않는 것으로 입시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지난달 8~29일 전국 130여개 전문대는 2017학년도 수시 1차 원서접수를 실시했다.

    6일 기준 수시 1차 모집 마감이 일주일이 지났지만, 원서접수 사이트에 경쟁률이 공개된 전문대는 50여곳에 불과해 사실상 수험생 지원 상황을 파악할 수 없다.

    전문대별 입학처 홈페이지에 접속해 직접 확인하는 방법이 있지만 경쟁률 정보 자체를 올리지 않은 곳이 상당수여서, 수험생은 합격 가능성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셈이다.

    원서접수 대행사인 A업체 관계자는 "접수 마감 후 학교별 홈페이지에 공개된 경쟁률을 취합해 최종 자료로 홈페이지에 게재한다. 학교 재량에 따라 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면 아예 자료를 만들 수 없다. 4년제 대학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자료가 잘 공개되지만 전문대는 학교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경쟁률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전문대들은 전화 문의 시에만 지원 학과 지원 상황을 알려줄 뿐, 전체적인 경쟁률 정보는 거부했다.

    B전문대 측은 "경쟁률 자료는 따로 공시하지 않는다. 그동안 경쟁률 정보는 올리지도 않았고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C전문대 입학처는 "경쟁률 공지를 아예 하지 않고 있다. 학교마다 사정이 다르다. 알고 싶으면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전화 문의 시 경쟁률 상황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러한 절차도 정확히 안내되지 않고 있다. 경쟁률을 공개한 전문대는 수험생의 '알 권리' 제공에 대한 부분을 강조했다.

    서울소재 한 전문대 관계자는 "경쟁률 공개는 수험생 알 권리 보장이다. 학생들이 궁금한 부분을 확인하도록 공개한 것이다. 사실상 서울권 전문대는 거의 다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4년제 대학의 경우 접수 마감 당일 또는 다음날 최종 자료를 취합해 공개하는 것과 달리 전문대는 미공개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 국가장학금·학자금대출 제한 등으로 '부실대학'이라는 오명을 안은 △경북과학대 △고구려대 △상지영서대 △송곡대 △송호대 △성덕대 △한영대 △강원도립대 △광양보건대 △대구미래대 △영남외대 △웅지세무대 등 12개교 중 경쟁률을 홈페이지에 공개한 곳은 2곳에 불과하다.

    이들 학교 중 한 전문대 관계자는 "학과를 알려주면 경쟁률 정보를 알려줄 수 있지만, 전체 경쟁률은 시스템이 닫혀 있어서 공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쟁률 미공개 전문대는 그만큼 인기가 없는 것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입시업계는 풀이했다.

    D입시업체 관계자는 "상당수 전문대는 신입생 충원이 적다. 몇몇 전문대는 지역 특성 등에 따라 경쟁률이 높지만, 대부분 전문대는 4년제 대학만큼 관심을 모으지 못한다. 수험생은 전문대 수시 합격으로 4년제 대학 정시 지원이 불가능한 '수시납치'를 우려하기도 한다. 인지도 없는 전문대는 경쟁이 낮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전문대 경쟁률은 수험생의 낮은 지원으로 더더욱 공개하지 않는다. 지방소재 4년제 대학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문대도 여건이 좋지 않다. 전문대별로 접수방법만 알려주고 경쟁률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체로 경쟁률 미공개 전문대는 원서만 넣으면 거의 합격이라고 봐야 할 정도다"고 덧붙였다.

    전문대 경쟁률 미공개와 관련해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대교협 학사지원실 관계자는 "전문대가 경쟁률을 공개하라는 법은 없고, 강압할 필요도 없다. 수험생은 결국 한 곳만 선택하게 되어 있다. (전문대 지원자 중) 허수도 많다. 경쟁률 공개는 자율이다. 강제할 수 없고 수시 2차 모집이 있어 굳이 공개해도, 반쪽짜리 데이터이기에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