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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분양시장의 호황으로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물량공급이 이어지면서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급증한 공급물량으로 인해 향후 건설업체들의 주택수주 규모가 급감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나 일부 중견건설사 경우 주택부문에 이익집중도가 높은 반면 이익완충력이 미흡해 주택경기가 급락할 경우 실적이 크게 저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저유가로 인한 중동 국가의 재정부담이 지속되고 있어 중단기적으로 해외수주 여건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인 가운데 주택공급물량 감소로 2017년 이후 신규수주가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라며 "최근 착공된 주택물량의 기성이 마무리되는 2018년 이후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주택시장 외부에 있는 부정적 요소들도 분양시장 전망을 어둡게 한다. 전 세계적인 저성장에 따른 경기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산업별 구조조정, 가계부채 증가 등 주요 이슈가 산재해 있어 국내 거시경제 여건은 주택시장에 비우호적인 상황이다.
아울러 최근 10년간 실질가구소득 증가율이 평균 1%대에 머무르는 등 가계소득은 정체된 반면, 주택가격 상승으로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증가세를 이어감에 따라 주택에 대한 구매력이 약화되고 있다.
또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경제활동인구에서 청·장년층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수요 측면에서 장기적인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향후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한 주택경기 호조세가 둔화돼 분양가가 하락할 경우 건축부문의 채산성 저하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 과정에서 건축부문의 영업수익성이 과거 수준으로 하락하면 일부 업체는 금융비용 및 대손 부담을 충당하지 못 할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기평이 시공능력평가 30위 이내의 주요 건설사 15곳에 대한 △사업 포트폴리오 △이익기여도 △주택부문 실적 저하시 이익완충력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부 중견사의 경우 사업장 분포나 이익완충력 측면에서 주택브랜드 네임밸류나 수주경쟁력을 갖춘 대형건설사에 비해 열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현대산업개발 경우 주택 중심의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주택경기 둔화에 따른 매출 및 이익가변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택부문의 우수한 수주경쟁력을 바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이익창출력을 보유하고 있어 주택부문 실적 저하시 이익완충력도 우수한 수준으로, 사업구조상의 단점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는 게 한기평 측 설명이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 시장 상위업체들 역시 주택부문에 대한 이익의존도가 높은 수준이지만, 우수한 주택브랜드 인지도 및 수주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이익완충력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신공영의 경우 주택사업의 상당부문이 공공부문으로 구성돼 있어 민간건축부문의 집중도는 업계 평균 수준이지만, 주택부문에 대한 이익집중도가 높아 주택경기 둔화시 채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택부문 실적 저하시 이익완충력을 분석한 결과 역시 시장 상위업체들이 대부분 우수한 영업수익성을 기록하고 있으며, 건축부문 이익변동성도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현대건설의 경우 3개년 평균 영업이익률이 5%를 상회하고 있는 데다 건축부문의 이익변동성도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 시장 등락에 대한 대응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반해 한화건설, 계룡건설산업, 한신공영의 경우 이익변동성은 높지 않지만, 절대 수준에서 이익창출능력이 미흡한 수준으로 주택부문 실적 저하시 이익완충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산건설은 미흡한 이익창출능력과 함께 건축부문의 이익변동성이 매우 커 주택부문 실적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최한승 연구원은 "최근 건설업계 실적 개선세가 주택시장 호전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 호조세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낮고 공공과 해외 부문에서 어려운 여건이 지속되고 있음에 따라 주택경기 동향과 업체별 주택사업 관련 리스크 통제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주택공급 과잉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신규분양 물량은 쏟아지고 있고 미분양은 점차 늘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최 연구원은 "장기간 침체 끝에 찾아온 주택시장의 호황으로 지난해 분양물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건설기업들도 주택사업에서의 성과가 우수한 수준을 보였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주택경기 호조를 견인한 요인들의 지속가능성이나 대내외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특히 견조한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은 공급증가는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과잉공급이 의심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