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공급·분양가 상승…수익률 하락중도금대출 규제에 8·25대책까지…투자자 '실종'
  • ▲ 사진은 지난 주말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적인 청약일정에 돌입한 '동탄역 푸르지오 시티' 견본주택 내. ⓒ대우건설
    ▲ 사진은 지난 주말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적인 청약일정에 돌입한 '동탄역 푸르지오 시티' 견본주택 내. ⓒ대우건설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 아래 짭짤한 임대수익을 안겨줬던 오피스텔시장이 급격히 움츠러들고 있다. 분양가 상승과 과잉공급으로 수익성은 하락하고, 메리트로 작용했던 청약에도 규제가 걸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낙관적인 전망은 듣기 쉽지 않은 상황. 일각에서는 포화지경에 다다른 아파트 청약시장의 '전주곡'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지난해 6만5738실에 이어 올해도 6만실 이상 공급될 예정이다.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은 공급량이다.

    하지만 지난해 공급량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3%가 미분양됐으며, 올해도 8월 말 기준 전국 142개 오피스텔 가운데 49곳만 분양이 완료됐다.

    특히 중도금 대출규제가 시작된 7월 이후 분양된 단지 성적표는 더욱 심각했다. 여름휴가철에 따른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서울 5곳 중 강서구 화곡동 '강서구청 포유'만 분양이 끝났고, 전국적으로도 22곳 가운데 여수지역에서 분양된 '여수웅천 꿈에그린 1·2단지' 단 한 곳만 청약을 마무리 지었다.

    여기에 입주도 풍년이다. 10월 5467실, 11월 3512실, 12월 4321실 총 1만3309실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는 올해 입주예정물량인 4만1149실의 32%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 기간 월간 입주물량은 평균 4436실로, 올해 월 평균 3429실을 크게 웃돈다.

    공급이 늘어나면서 소화불량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4년간(2013~2016년) 입주물량은 연 평균 3만9000실로, 직전 4년 평균(2009~2012년), 1만894실 보다 4배가량 증가했다. 내년에도 4만2000여실이 입주할 예정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4분기 1만실 이상의 신규 오피스텔들이 계속해서 입주할 예정이고 내년에도 4만실이 넘는 입주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임차인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과잉공급 상태에 돌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수요보다 공급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일부지역에서는 수익률 저하 부작용이 현실화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주로 대규모 개발계획이 잡힌 지역에서 소화불량이 걸리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입주 등 산업단지가 조성되기 전에 오피스텔이 대량공급 된 탓에 임대수요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5000실 이상 입주예정인 서울 마곡지구 경우 월세가 이미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내 오피스텔 밀집지역 중 한 곳인 송파구 문정지구도 마찬가지다.

    보증금 1000만원 기준 '송파 푸르지오 시티' 29㎡형 월세가 1년 전에 비해 15만~20만원 내린 75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마곡지구나 고양시 삼송지구 경우에는 분양가보다 500만원 낮은 매물도 나오고 있다.

    쉽게 말해 입주물량이 늘어나면서 기대만큼 임대수익을 얻기 어렵다고 본 집주인들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임대수익률도 떨어지고 있다. 임대수익률은 9월 말 기준 5.57%로, 6월 말에 비해 0.05%p 하락했다.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연 6.17%로 6%대를 유지했으나 2011년 5.9%, 2013년 5.8%, 2014년 5.6%, 지난해 5.53%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수익률 하락에는 고분양가도 한 몫 하고 있다. 2002년 3.3㎡당 평균 561만원이었던 전국 오피스텔 분양가는 지난해 평균 784만원까지 올랐고, 올해 2분기에는 824만원까지 뛰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분양가가 오르면서 임대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업무지구를 배후에 둔 오피스텔도 수익률 5%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대규모 입주가 내년까지 이어지는 만큼 수익률 하락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올 하반기부터 오피스텔(주거용)에도 중도금대출 보증건수 2건, 보증한도 6억원 제한 기준이 적용되면서 매매여건도 나빠졌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쳐 보증건수 및 금액이 제한되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한도가 찰 경우 오피스텔 보증을 받지 못하게 됐다.

    특히 오피스텔을 여러 채 사들여 임대사업을 하려는 '큰 손' 투자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오피스텔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7월부터 시행된 중도금대출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투자자들이 많이 몰렸었다"며 "하지만 한 번에 여러 채를 매입했던 투자자들이 보증건수가 1인당 최대 두 건으로 강화되면서 예전보다 매수문의가 줄어든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주물량 증가로 수익률이 예전보다 줄어들고 있는데다 언제 도입될 지 모르는 임대과세 불안감까지 더해져 오피스텔 분양 인기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오피스텔시장 위축세는 불보듯 뻔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실제 내년 도입은 아니지만, 수년 내 과세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오피스텔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현재는 주택 월세 임대소득이 2000만원 미만일 경우에는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정부는 2018년부터 2000만원 이하인 경우에 대해서도 세금을 매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