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STX건설·삼부토건 등 줄줄이 유찰"경기 침체·대외 불확실성 등 외부환경으로 부진"내년 경기 침체 우려…성사 가능성 더 낮아져
  • ▲ 하반기 건설 M&A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내년도 전망 역시 암운이 드리워져 있다. ⓒ뉴데일리경제 DB
    ▲ 하반기 건설 M&A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내년도 전망 역시 암운이 드리워져 있다. ⓒ뉴데일리경제 DB

    건설업계 M&A시장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활발하던 분위기가 지난 6월 동부건설을 마지막으로 가라앉았다. 내년부터 건설·부동산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면서다. 일각에서는 비슷한 규모의 건설매물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매각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중견건설사 M&A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상반기에 동부건설동아건설산업남광토건울트라건설이 매각에 성공한 반면 하반기 건설 M&A시장에서는 매각실패 소식만 이어지고 있다.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중견사 가운데 올해 마지막 매물로 나온 경남기업은 지난달 본입찰을 진행했으나 단 한 곳의 기업도 응찰하지 않아 매각이 무산됐다. 지난 7월에 이어 올 들어 두 차례 유찰되면서 향후 일정마저 불투명해졌다. 내년 상반기까지 M&A를 성사시키지 못 할 경우 청산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두 차례 매각에 실패한 STX건설은 최근 매각방식을 공개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변경하고 매각을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 7월 재매각을 추진할 당시에는 8곳이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나, 실사과정에서 우발채무 등 추가적인 리스크가 확인되면서 결국 매각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할 경우에는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부토건도 올해 세 차례나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가면서 재매각 추진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상황이다.

    삼부토건 측은 "현재 매각작업을 전혀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한 두 차례 실패 후에는 청산이라는 후폭풍을 맞을 수도 있어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조심스럽게 매각절차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티이씨건설과 천우조경건설이 매각을 추진 중이며 '우림필유'라는 주택브랜드로 알려진 우림건설은 인수자 찾기에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지금은 청산과정을 밟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매각이 흥행에 실패하는 데에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외부환경이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건설업은 수주산업이끼 때문에 M&A시장에서 수주 가능성, 기술역량 등 기업 내적요인 만큼 경기 침체나 대외 불확실성 등 외적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경기는 장기침체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신규주택 분양시장만 과열양상을 띠고 있다.

    건산연 조사결과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건설투자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경제성장률의 절반 이상인 51.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성장에서 부동산에 의지하는 '쏠림현상'이 심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정부가 이번 주 중으로 과열된 주택경기를 가라앉힐 방안을 꺼내들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년 주택경기마저 침체될 수 있어 M&A 성사 가능성이 더 낮아지고 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보고서 '2017년 한국경제 전망'을 통해 내년 건설투자 증가율이 올해 예상치(7.3%)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3.9%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공급 과잉과 가계부채 증가에 따라 내년 건설투자가 줄어들 요인이 많아질 것"이라며 "SOC의 국가예산 규모가 9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줄어 공공부문에서도 건설투자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잠재 가능성이 있고, 턴어라운드가 가능한 매물 건설사는 대부분 새 주인 찾기를 끝낸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건설업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정부가 부동산 옥죄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고되면서 내년에는 경기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매각 성사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설 매물들이 줄을 잇는 반면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업체들이 외부요인 등으로 주저하고 있다"며 "특히나 서로 매각을 서두르면서 비슷한 규모의 건설 매물들의 과잉공급이 반복되는 악순환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