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길 "대전에 보관중인 핵폐기물 반환 예산은 40억원 늘려"
  • 내년 사용후 핵연료의 재활용을 위한 '파이로 프로세싱'(건식 재처리) 연구 예산이 50억원 삭감됐다.

    4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소속 민주당 최명길 의원에 따르면 2017년 미래창조과학부 예산 중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수행하는 파이로프로세싱 관련 예산이 50억원 삭감했다. 이는 내년 관련 예산(525억원)의 9.5%에 달하는 것이다.

    원자력연구원에 보관돼 있는 고준위 방사성 핵폐기물인 사용후 핵연료를 한국수력원자력에 반환하는 데 필요한 예산 40억원도 새로 편성됐다. 이 예산안은 미방위 예산결산소위원회 회의를 거쳐 지난주 미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파이로프로세싱은 고온(섭씨 500∼650도)의 용융염을 이용, 전기화학적인 방법으로 사용후 핵연료에서 우라늄을 분리해내는 기술이다.

    회수한 핵연료를 제4세대 원자로 '소듐냉각고속로'(SFR)에서 재순환시키게 되면 사용후 핵연료의 부피를 10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원자력연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방사성 가스가 발생해 새로운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상용화에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드는 만큼 사회적인 합의와 경제적 타당성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야당 의원들의 입장이다.

    미방위 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전액 삭감을 요구했지만, 이를 반대하는 여당 의원들과 팽팽하게 맞서면서 결국 10%를 줄이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최명길 의원은 "정부는 지금까지 파이로프로세싱에 대해 어떤 사회적 논의도 진행한 바 없다"면서 "그러다가 내년부터 갑자기 대전에서 실제 사용후 핵연료를 사용한 실험을 한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이런 사실을 지역 주민은 물론이고 국회에도 알리지 않는 등 불통·먹통 행정으로 일관해 왔다"며 "앞으로는 실험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파이로프로세싱 상용화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2020년까지 사회적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니 약속 이행 여부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