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염기서열 공개 요구에… 휴젤 "공개해 책임 물을 것", 대웅 "법적대응 고려 중"
  • ▲ 메디톡스, 휴젤, 대웅제약 로고.ⓒ각사
    ▲ 메디톡스, 휴젤, 대웅제약 로고.ⓒ각사

보톡스 원료인 ‘보툴리눔 톡신’ 기원에 대해 제약사 간 갈등이 점점 첨예해지고 있다. 1300억 규모 국내 시장을 놓고 업계 1~3위 제약사간 논란이 계속되면서 법적 다툼으로 번질 태세다. 

바이오벤처사 ‘메디톡스’는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보툴리눔 균주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공개’ 설명회를 통해 ‘휴젤’과 ‘대웅제약’ 두 업체에게 유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하면서 투명경쟁할 것을 촉구했다.

휴젤과 대웅제약은 그동안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염기서열을 공개하는 것은 정부도 요구하지 않는 기업기밀"이라며 "메디톡스의 부당한 요구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했으나 최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디톡스는 2014년 기준 1300억원 규모의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중 43%를 점유하고 있다. 이어 휴젤이 35%의 점유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대웅제약은 후발주자로 국내 시장 점유율은 채 10%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대웅제약이 미국 진출을 위한 임상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휴젤 메디톡스 순으로 임상이 진행 중이다. 미국 시장은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4조원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국내 제약사가 진출하기 위해 역량을 다하고 있다. 


△ 메디톡스 “염기서열, 기업기밀 아냐…반드시 공개해 투명경쟁 해야”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4일 기자 설명회에서 자사 보툴리눔 톡신 유전체 370만 개를 공개했다. 이는 대웅제약이나 휴젤도 염기서열 공개에 동참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유전체 염기서열을 기업 기밀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글로벌 제약사 ‘입센’, ‘멀츠’, ‘앨러간’ 등은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의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인 ‘진뱅크’에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했으며 다른 제약사들도 서서히 공개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보툴리눔 톡신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하는 것은 국제적인 흐름이라는 것이 정 대표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보툴리눔 톡신은 라면 스프 정도 되는 분량으로 수백만 명을 살해할 수 있는 독소로 생화학 무기로 사용될 때 출처를 확인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