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검찰수사 앞두고 K스포츠재단에 70억 전달핵심 인물인 안종범 전 수석, 검찰 조사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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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가 마무리면서 한숨 돌리려던 롯데그룹이 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대한민국 최대 이슈인 '최순실 게이트'에 롯데가 관련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검찰이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 롯데그룹 총수일가를 불구속 기소키로 하면서 롯데그룹 경영 비리 수사가 4개월여 만에 마무리된 가운데 이미지 개선할 여유도 없이 다시 의혹에 휩싸였다.

2일 재계 및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 1월 롯데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선으로 K스포츠재단에 17억원을 1차 기부했다. 검찰 조사결과 당시 기부한 계열사는 롯데케미칼로 알려졌다. 

최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 속에서 최순실 측의 2차 기부금 강요가 있었고, 앞서 기부한 17억원 외에 70억원을 추가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롯데는 추가 지원에도 불구하고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 및 탈세 등 혐의로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게 되자, K스포츠재단은 롯데 측에서 받은 2차 기부금 70억원을 되돌려줬다.

이 과정에서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안 전 수석은 이날 검찰에 소환됐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이 자신의 지위를 남용해 기업들을 상대로 재단과 관련된 모금을 강제로 요구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이와 관련 지난달 31일 롯데그룹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1차 전경련의 기부금 출연 요청과 2차 K스포츠재단의 추가 투자 요청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 측의 요청이라고는 하지만 롯데그룹이 추가로 70억원이라는 뭉칫돈을 투입한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점에서 롯데그룹 관계자를 직접 소환 조사한 것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궁지에 몰린 롯데가 정치권의 힘을 이용해 사건을 축소‧무마하고자 했다는 정경유착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총수 불구속 기소로 최악의 사태는 면하게 됐지만 추락한 그룹 이미지를 개선할 겨를도 없이 또 다시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리면서 곤혹스럽다는 뜻을 내비쳤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큰 고비를 잘 넘겼는데 또 다른 곳에서 시끄러워졌다"며 "하루빨리 사태가 진정되길 바랄 뿐이다"라고 짧게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부는 사회공헌으로 이뤄졌는데 당시 경기도 하남시에 체육관 설립 자금 마련이 필요하다고 해서 준 것으로 알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되다보니 곤란하게 됐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