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압수수색 등 7대그룹 관련 수사 본격화재계 "총수 소환되는 최악의 시나리오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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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강제 모금에 참여했던 기업들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의 칼끝이 재계로 향하면서 불안한 모습이 역력하다. 상황에 따라 그룹 총수들까지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아야 될 초유의 사태를 배제할 수 없어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8일 재계와 검찰에 따르면 미르ㆍK스포츠 재단 설립을 앞두고 지난해 7월 24일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것으로 알려진 그룹을 상대로 검찰의 압수수색이 처음 시작됐다. 
 
이날 특별수사본부는 오전 6시 40분부터 삼성전자 대외협력단 사무실 및 그룹 미래전략실 등을 압수수색해 장충기 사장의 개인서류 등 대한승마협회 업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삼성이 최순실 모녀 승마활동 자금을 지원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미르ㆍK스포츠 재단 설립을 놓고 모금과정에서 압력 여부와 대가 및 특혜성 여부가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또 일부 그룹 총수의 사면이나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모종의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낱낱이 파헤치겠다는게 검찰의 입장이다.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그룹은 삼성 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 SK그룹, 롯데그룹, 포스코, CJ그룹 등 자산총액 기준 순위 최상위권에 있던 일부 대기업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미르재단 설립에 앞서 재계 총수들을 따로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그룹 홍보 "총수 수사 받는 초유 사태 없기를"

그룹 총수들에게까지 수사가 확대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기업 홍보와 대관 라인은 국회와 정부, 검찰 등 사정라인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셈이다. 

자칫 이번 사태로 그룹 총수까지 검찰 조사를 받게 될 경우 이미지 추락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A그룹 대관홍보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하루가 다르게 터지는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일도 손에 안잡히고 언제 어떤 걸로 세간의 주목을 받을지 모르기 때문에 늘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란법 때문에 가뜩이나 조심스러운데 최순실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하루하루 긴장 속에 살고 있다"며 "삼성에 이어 어떤 그룹이 조사 대상이 될지 몰라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일부 기업들은 압수수색은 물론 경영진의 소환을 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박 대통령이 검찰수사를 받고 독대가 사실로 확인되면 총수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미리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B기업 홍보 임원 관계자는 "최순실과 관련된 연결고리는 전부 관심대상이 됐다"며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르ㆍK스포츠 재단의 강제모금에 조금이라도 개입이 돼 있는 그룹의 경우 그 분위기는 더욱 살벌하다.

기금 출연 대상에 이름을 올린 C그룹 관계자는 "아직은 어떤 것도 명확히 드러난게 아니기 때문에 섣불리 대응하지 않고 있으며, 지금으로써는 어떤 것도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을 단독으로 면담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자세한 사항은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