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잇단 자산매각 성공…내년 매각 '파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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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삼부건설공업이 마침내 새 주인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모회사인 삼부토건 회생계획에 따라 추진된 이번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삼부토건은 매각대금으로 재무구조를 개선, 다시 M&A시장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16일 삼부토건은 삼부건설공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KCC그룹 계열 코리아오토글라스(KAC)를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법원과 매각주간사 측은 KAC의 정밀실사를 거쳐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거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삼부건설공업 매각은 올 상반기 두 차례 입찰에 이어 모회사인 삼부토건과의 패키지 매각마저 무산되면서 당분간 주인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됐다. 올 초 약 800억원이던 최저입찰가격이 여러차례 유찰을 겪으면서 700억~750억원대로 하향조정됐지만, 이마저도 공장부지 약점 탓에 매각에 실패할 것이란 내부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800억원가량의 인수가격으로 KAC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삼부건설공업에서도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삼부건설공업 한 관계자는 "탄탄한 재무능력과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브랜드파워 그리고 마감재·건설사업을 아우르는 KCC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비로소 안도하게 됐다"며 "우리 회사가 꾸준한 수익을 내왔던 알짜기업인 만큼 KCC그룹과 함께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한편, 향후 성장성까지 보장된 셈"이라고 말했다.

    삼부건설공업은 고강도 콘크리트파일(PHC)을 제조하는 회사로, 국내 PHC 제조사 중 시장점유율 6~7%를 차지하는 업계 상위권 업체다. 지난해에는 주택경기 호황에 힘입어 매출액 667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모회사 삼부토건의 매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부토건 회생계획안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서 잠정매각가격이 낮아져 보다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삼부토건도 강도 높은 자산매각을 진행하면서 회생채권 규모를 크게 줄여왔다. 삼부건설공업에 앞서 핵심자산이었던 △벨레상스호텔(옛 르네상스호텔) △삼부오피스빌딩 △골프장 타니CC △대전 삼부스포렉스빌딩 등을 모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삼부토건 매각 측 한 관계자는 "올해 잇단 자산매각으로 현금도 어느 정도 쌓여있는데다 삼부건설공업 매각까지 성공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올해 변제할 채무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향후 매각을 다시 추진하겠지만, 자체적인 기업 정상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부토건은 매각작업을 내년 초까지 잠정 중단한 상태다. 비슷한 규모의 경남기업, STX건설 등이 매물로 나와있기 때문이다. M&A시장에서 비슷한 시기에 매물이 몰릴 경우 상대적으로 늦게 등장하는 삼부토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연내 매각을 중단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특히 경남기업의 경우 삼부토건과 마찬가지로 토목사업에 강점이 있는데다 매각의 걸림돌로 여겨졌던 자회사 수완에너지를 앞서 분리매각한 바 있어 시기조절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5년 넘게 이어진 영업손실 등으로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된 상태지만, 이번 삼부건설공업 매각 순항으로 재무구조가 한층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산되고는 있지만, 몸집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1호 토목건축공사 면허를 보유한 삼부토건은 1948년 설립된 1세대 건설기업으로, 시공능력평가 53위의 중견건설사다. 대부분의 건축·토목 사업이 가능한 데다 코스피 상장사라는 프리미엄까지 안고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 실패로 대규모 부채를 지게 됐으며 이후 건설업 불황 여파로 채무변제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9월부터 법정관리 중이다.

    앞서 삼부건설공업은 세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적정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실패했다. 올 상반기 추진됐던 3차 매각에서는 본입찰에 미국계 금융업체 두 곳이 참여의사를 밝혀 매각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됐지만, 주 곳 모두 자금증빙에 실패하면서 유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