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욱 의협 대의원회 대의원 실시 설문조사에 회원 1982명 참여무능·막말 논란에 의협 회원 등돌려 불신임안 발의 요건(전체 선거권 회원의 4분의 1 참여)에 미달
  •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 대한의사협회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의 입지가 축소되고 있다. 약 2000명의 회원이 참여한 설문에서 불신임(탄핵)하자는 의견이 대다수를 이뤘다. 의대증원 추진을 막지 못한 무능과 의협의 위신을 떨어뜨린 잇따른 '막말 논란'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조병욱 의협 대의원회 대의원이 8월28일~9월27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5.2%가 임 회장의 불신임 필요성에 찬성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회원은 1982명인데 1689명이 임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그 이유로 '무능하다'(181명), '언론 대응에 문제가 있다'(143명), '독단적 회무'(138명) 등이 꼽혔다.

    여기에 대한간호협회의 간호법 제정을 막지 못한 점도 지적됐다. 이 때문에 회원들의 권익이 침해당했다는 응답도 많았다.

    임 회장이 페이스북에 남긴 '막말'이 거북하고 직위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왔다.

    임 회장은 지난 6월 80대 파킨슨병 환자에게 소화제 약물인 '맥페란'을 처방한 60대 의사에 업무상과실치상 판결이 나온 뒤 "교도소에 갈 만큼 위험을 무릅쓸 중요한 환자는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유죄 판결을 내린 판사에 대해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고 비난해 논란에 휩싸였다.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도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한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이 입법예고된 이후에는 '소말리아 20년만의 의대 졸업식'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면서 "소말리아 의사 커밍순(coming soon)"이라고 적었다.

    국내보다 다소 뒤처지는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면허를 딴 외국 의사가 국내에 들어오면 의료서비스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도였지만 '특정 국가를 비하한다' '인종차별적 발언' 등의 비판을 받았다.

    반면 임 회장 지지자는 '(지금은) 단합해야 할 때' '회장을 신뢰한다' 등의 이유를 들어 불신임에 반대했다.

    다만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 발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불신임안을 발의하려면 전체 선거권 회원의 4분의 1인 1만4500명이 동의해야 하는데 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