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분사 철회 않을 시 전 사업장 전면파업 불사 방침갈등 심화로 연내 임단협 타결 사실상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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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노사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비조선 사업부문 분사를 향한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내 임단협 타결은 사실상 힘들지 않겠냐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노조가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전면파업도 불사하고 있어, 노사간 양보와 이해가 절실한 상황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울산 현대중공업 정문에서 박근혜 정부의 일방적인 조선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영남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조선업종노조연대와 조선산업 구조조정 중단과 함께 중대재해의 책임을 물어 권오갑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를 구속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날 대회는 노조원들이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 모여 3㎞가량 떨어진 일산해수욕장까지 거리행진을 하면서 시작됐다. 노조원들은 대회를 통해 '조선산업 대량해고·구조조정 원천무효', '쉬운 해고, 임금피크제, 성과퇴출제 등 노동개악 중단'등도 촉구했다.

     

    현재 조선 빅3 가운데 유일하게 현대중공업만이 노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 이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고군분투 해야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생존을 위해 내린 특단의 조치였기에 노조원들의 이해를 촉구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노조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당장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 쉽사리 사측의 분사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자신들은 '현대중공업에 입사했기에 다른 회사 소속이 되는건 맞지 않다'며 분사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노조는 분사 결정이 철회되지 않는다면 그간 임단협 과정에서 한번도 없었던 전 사업장 전면파업까지 불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지난 17일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이 노사관계 해결을 위해 백형록 노조위원장 등 노조집행부와 만나 면담을 가졌지만, 양측 입장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분사 갈등으로 인해 임금 및 단체협상은 뒷전으로 밀렸다. 사실상 연내 타결은 어렵다는게 울산 현지 분위기다. 노조는 분사 철회 전까지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 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 저지를 위해 산별노조인 전국금속노동조합 가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금속노조에 가입하면 사측이 분사를 하더라도 금속노조 조합원으로서 법적 지위가 보장된다. 따라서 회사를 상대로 요구하고 투쟁할 수 있는 논리와 법적근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분사에 반대하는 부분파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일환으로 노조는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오는 25일 오후에도 4시간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노조원들이 고용불안정, 복지혜택 축소 등 분사에 따른 피해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노조는 조합원들의 입장을 대변해 회사가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일때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기존 현대중공업을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로 분리하는 사업분사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