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현금 보유 1조2639억원주택시장 호황 맞아 영입익 끌어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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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이 주택사업을 발판으로 곳간을 차곡차곡 채우며 사업다각화를 위한 예열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24일 현대산업개발이 공시한 3분기 재무제표에 따르면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이 1조2639억원에 달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8210억원과 단기금융상품 4429억원을 각각 보유 중이다.
현대산업개발 보유 현금은 지속해서 불어났다. 2014년 4414억원에 머물렀으나 2015년 7248억으로 증가하면서 올해는 2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견고한 실적 덕분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호황을 맞은 주택사업을 통해 실적을 대폭 끌어올렸다. 3분기 영업이익은 142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60%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3분기 누적 257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액수 2386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영업외수익 감소와 영업외비용 증가를 상쇄시킨 모습이다. 실제 영업외수익은 3분기 누적 266억원으로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절반으로 줄었다. 영엽외비용도 399억원으로 158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도 △2013년 191.5% △2014년 161.2% △2015년 123% △2016년 3분기 108.2%를 기록하며 해마다 감소했다. 즉, 재무건전성도 꾸준하게 개선됐다는 얘기다.
실적 견인차는 단연 주택사업이다. 현대산업개발 주택공급을 보면 △2013년 7965가구 △2014년 8310가구 △2015년 2만2577가구 공급했다. 올해도 1만2000가구 이상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내사업에 집중하는 회사 특성상 리스크가 적다는 점도 실적 개선을 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신규투자도 활발하다. 투자활동이 왕성하다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나타낸다. 3분기 현대산업개발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3245억원으로 2014년 -1652억원과 비교하면 약 2배 증가했다.
다만 투자는 '안전' 지향적인 모습이다. 3분기 투자활동 현금 유출액 중 4667억원이 단기금융상품 취득에 투입됐다. 반면 수익 창출 핵심으로 꼽히는 유형자산 취득에 쓰인 돈은 275억원에 불과하다. 단기간에 현금화할 수 있는 금융상품 취득에 집중해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사업 다각화다. 주택사업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출렁임이 많다. 현대산업개발 3분기 IR 자료를 보면 부분별 매출액은 △주택(자체) 9260억원 △주택(외주) 9880억원 △토목 2600억원 △건축 1650억원 △해외 60억원 △기타 950억원으로 구성된다. 즉, 주택부분 매출이 전체의 80%에 달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주택사업 호황은 국내 건설사를 살렸다고 해도 무방하다"면서도 "장기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는 건설사 미래경영을 위한 생명과 같다"고 강조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축적한 현금 유동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도 이를 두고 주택사업 위기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했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나오는 데다가 내년부터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분양시장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사업구조 변화의 시작점에 서 있다"며 "자체 분양사업 외에 부동산 운영사업 등 사업구조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현대산업개발은 다양성 확보를 위해 면세점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5월 호텔신라와 합작해 HDC신라면세점을 세웠다. 다만 HDC신라면세점은 지분법 손실이 지속하고 있다. 유의미한 실적개선은 주요 명품 브랜드 입점효과가 나타나는 내년 하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여행객 감소가 예상돼 면세점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은 적다"면서 "정부가 추가로 면세점 지정을 앞두고 있어 전반적인 매출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직은 시장 진입단계로 마케팅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며 "매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제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