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g 김장 비용 5만원… 고된 김장에 비싼 비용까지 부담감↑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 '농협유통과 농협재단이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
  • ▲ '농협유통과 농협재단이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담그기'에 참석한 기자 ⓒ공준표 기자
    ▲ '농협유통과 농협재단이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담그기'에 참석한 기자 ⓒ공준표 기자

    김치을 직접 담가봤다. 평소 어머님이 김장때만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보고 "그까짓 거 뭐가 힘들어요?"라고 당차게 물어보던 29세 젊은 남기자의 리얼 체험기다.

    29일 오전 10시 30분.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 지상 주차장에서 열린 '농협유통과 농협재단이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김장에 도전하는 순간이다.

    사실 이 때까지만 해도 김장이 힘들거라는 생각은 전혀 안했다. 그냥 절인 배추에 김칫 속을 넣고 동그랗게 만들어 올리기만 하면 끝나는 단순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왜 어머님이 몸살을 느낄 정도로 고통을 호소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의욕 있게 김장에 도전한 것과 달리 5분 만에 허리가 아파져 왔다. 허리를 숙인 체 배추잎 사이사이 김치 속을 넣는 똑같은 작업을 반복하다 보니 허리에 무리가 온 것이다.

    그래도 이때까지는 괜찮았다. 난생 처음 하는 김장 속 채워 넣기가 신기하기도 하고 내가 스스로 만들고 있다는 것에 보람도 느껴졌다. 주변 사람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무르익기 시작했다.

    김장 시작 후 30분 정도가 지난 시점부터 주변 사람들의 말 수가 하나, 둘 줄어들기 시작했다. 저마다의 입에서는 "휴~"라는 한숨 소리와 스트레칭하는 사람들이 급속도로 많아지기 시작했다.

    저리고 찌릿찌릿한 느낌이 허리를 넘어 뒷목까지 올라왔다. 기자가 속을 채워 할 배추는 이제 5포기…. 고지가 보였다.  

    50분가량이 지났을 때부터 정말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이 아팠다. 마지막 배추까지 속을 채우니 이 겨울에 이마에서 땀이 쏟아졌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는 "아…" 하는 깊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

    겨우 한 시간 반 정도 진행된 작업에 이 정도라니 혀가 내둘러질 정도였다.
  • ▲ '농협유통과 농협재단이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담그기'에 참석한 기자 ⓒ공준표 기자
    ▲ '농협유통과 농협재단이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담그기'에 참석한 기자 ⓒ공준표 기자

    기자처럼 한 번도 김장을 안 해본 남자들에게 이 고통을 쉽게 설명하자면, 군대에서 행정보급관이 삽질 작업을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시킬 때 느낀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이처럼 고된 작업을 우리 어머님들은 자식을 위해, 가족을 위해 아무런 조건 없이 매년 연례행사처럼 해왔다는 것에 깊은 존경심이 생겼다.

    김장 작업을 끝내고 지쳐있는 기자에게 김병문 농협유통 대표이사는 "총각이시죠? 원래 김장이 힘들어요. 이게 절대로 쉬운 작업이 아니에요"라고 어깨를 토닥여 줬다.
  • ▲ '농협유통과 농협재단이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에 참여 중인 임직원 및 봉사자들 ⓒ공준표 기자
    ▲ '농협유통과 농협재단이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에 참여 중인 임직원 및 봉사자들 ⓒ공준표 기자

    이렇게 힘든 김장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김장 관련 재료까지 폭등하면서 김장 비용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어머니가 왜 그렇게 인상을 쓰셨는지 알수 있었다. 

    농협유통에 따르면 10kg(3~4포기) 김장에 5만원가량의 비용이 든다. 일반적으로 4인 가족 기준 20포기의 김장을 담근다는 점을 가정하면 25만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드는 것이다.

    김장 비용이 비싸진 것은 최근 배춧값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공시한 자료를 보면 29일 기준 배추 소매가격은 2722원으로 1년 전 1648원보다 46%가량 올랐다.

    농협유통에서 판매하는 '농협아름찬김치'(10kg)가 7만8000원인 것을 고려하면 김장이 저렴하긴 하지만 부담되는 가격임에는 틀림없다.

    지출을 조금 줄이고 몸이 힘들더라도 정성이 들어간 김장을 선택할 것인가 혹은 지출은 조금 크더라도 시중에서 판매하는 김치를 사 먹을 것인가는 본인의 선택이다.

    개인적으로 부모님과 함께 사는 독신 기자는 오늘 김장 경험을 토대로 후자를 선택하겠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병문 대표이사를 비롯해 임직원 및 복지관 수녀님, 유치원 어린이, 고객 등 90여명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담근 김치를 비롯해 총 6000포기 사랑나눔 김장김치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우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 ▲ 6000포기 김치가 불우이웃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우 김병문 농협유통 대표) ⓒ공준표 기자
    ▲ 6000포기 김치가 불우이웃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우 김병문 농협유통 대표) ⓒ공준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