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년 철도 역사상 첫 경쟁체제 도입공공성 훼손 우려·전라도 소외론 우려도8일 개통식엔 국무총리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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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발 고속철도(SRT)가 8일 개통식을 했다. 2011년 5월 착공한 지 5년7개월 만이다.
정식 운행은 9일부터 시작한다. 경부선 80편, 호남선 40편 등 왕복 기준으로 총 120편이 운행될 예정이다. 첫날 예매율은 7일 현재 40%쯤이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열린 개통식에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황 총리는 축사에서 "SRT 개통으로 고속철도 운행횟수가 주말 기준 최대 43%(269→384회) 늘어나고, 수서에서 부산, 광주, 목포를 직접 연결해 국가 균형발전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수서역은 환승센터 설치 등 복합개발을 통해 또 하나의 서울의 관문으로 발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 평택~오송 구간 추가 복선화, 수원, 인천지역 고속철 연결사업을 통해 철도 운행의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 접근성을 높여나가겠다"며 "2025년까지 총 70조원을 투자하는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통해 명실상부한 전국 반나절 생활권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황 총리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고객서비스와 안전에 힘써달라"며 "정부는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한편 노후철도 개선, 승차장 시설 개량 등 안전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SRT 개통으로 국민이 더 빠르고 안전하며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며 "세계에 우리 철도산업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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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가 개통하면서 우리나라 117년 철도 역사상 처음으로 경쟁체제가 열렸다.
SR은 기존 KTX보다 평균 10% 싸면서도 고품질의 서비스는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SRT 요금은 일반실 기준으로 서울(수서)~부산 5만2600원, 서울(수서)~목포 4만6500원이다.
코레일도 단골 잡기에 나섰다. 2013년 없앴던 마일리지제를 부활했고 할인 혜택 폭도 확대했다. 고객 편의를 위해 각각 경부선과 호남선 열차만 정차하던 서울역과 용산역에 경부·호남선이 모두 정차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한편 일각에서는 과도한 출혈경쟁이 이뤄지면 철도의 공공성이 훼손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수익성을 강조하다 보면 적자 벽지노선의 폐지나 감축 운행이 벌어질 수 있고 안전에 대한 투자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코레일은 실제로 내년 정부예산에서 공익서비스(PSO) 보상예산이 올해 3509억원보다 547억원 삭감되자 벽지 노선 열차운행 횟수를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SRT 운행과 관련해선 전라도 소외론도 제기된다. 정부는 SRT 설립 목적으로 고속철 서비스의 선택권 확대를 내세웠지만, SRT는 전라선을 운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SRT 개통으로 고속철 운행 횟수가 늘었지만, KTX 전라선은 고작 8회 증편에 그쳐 각각 63회와 34회 증편된 경부선, 호남선과 큰 차이를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도분야 역사상 최초로 도입된 경쟁체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그 효과를 체감할 수 있게 관련 정책을 지속해서 발굴·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