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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영상문화단지 내 들어설 신세계 복합쇼핑몰을 둘러싼 인천시와 부천시의 갈등이 확산일로다.
15일 인천시는 '신세계 쇼핑몰 입점 저지 민관대책협의회'를 열고 "부천 신세계 쇼핑몰을 저지하기 위한 강도 높은 반대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조동암 시 정무경제부시장과 부평지역 소상공인 대표,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인천시는 부천시의 사업 추진에 따른 교통·대기환경 악화, 인근 상권과 주민 의견 청취 결여 등을 이유로 사업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쇼핑몰 예정 부지 3km 이내에는 부평구 삼산시장, 부평 깡시장, 부평 전통시장 등이 들어서 있다.
최강환 인천시 교통정책과장은 "부천시는 복합 쇼핑몰계획에 따른 교통영향평가를 충분히 진행하지 않았다"면서 "지난 5월 자연녹지였던 부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승인한 도시계획관리 계획변경 내용에 신세계 쇼핑몰은 빠져있었다. 국토부는 신세계 쇼핑몰 개발 계획을 파악조차 못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태림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부천 신세계와 비슷한 사례였던 판교 현대백화점, 광명 이케아, 교외 지역 아울렛의 경우 최대 50% 정도의 주변 상권 매출감소를 불러왔다"면서 "업종별 차이가 있더라도 신세계 쇼핑몰이 입점하면 인근 상권의 매출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부평구청 관계자는 "부평 삼산동 로데오거리 내에서 신세계에 우호적인 일부가 쇼핑몰 찬성 활동을 한다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사실 여부를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국회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안' 추진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개정안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대형 점포를 개설할 시 인접 지역의 자치단체장과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해당 법안은 현재 국회 법사위원회에 상정돼 있으며 야3당은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조동암 부시장은 새누리당의 개정안 동의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김만수 부천시장에 대한 정치적 비판도 이어졌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김 시장이 소상공인을 등지고 대기업 친화적인 시정을 펼친다는 지적이다. 현재 인천시에 입점해 있는 신세계 백화점을 타깃으로 한 강력한 보이콧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종진 인천시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인천시민 차원에서 구월동 신세계 백화점 불매운동을 하는 등의 강력한 활동도 필요하다"면서 "인천시 국회의원들도 책임감을 느끼고 사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후 인천시의회는 '부천시 영상문화단지 내 복합쇼핑몰 건립 반대 결의안'을 채택해 국회와 산업통상자원부, 경기도청·의회, 부천시청·의회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는 부천시의 입장도 완강하다. 부천 주민과 정치권은 인천시의 사업 반대가 지나친 '지방자치권 훼손'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동현 부천시의원은 "대부분의 시민과 시의원이 쇼핑몰 건립을 찬성하고 있어 흔들림 없이 원안대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인천에서는 유통산업 발전법을 주장하지만 아직 제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법령에 따라 진행할 것이며 통과되더라도 위헌신청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 송도에도 신세계 등 대규모 쇼핑몰이 들어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부천이 쇼핑몰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20일 부천시의회는 신세계 복합 쇼핑몰 원안 추진에 관한 결의안 통과를 추진할 예정이다.
부천 시민연합회 관계자는 "신세계 쇼핑몰은 오랫동안의 방치로 낙후돼있던 부천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한 좋은 기회다. 인천시는 대안도 없이 반대의견만 제시하고 있다"면서 "인천시 송도, 청라, 구월동에만 해도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 있는데 부천시는 안 된다는 논리가 불공평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