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소유권 조례도 있다" vs 市 "시립대 일 때만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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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와 인천대가 206억원의 발전기금을 두고 마찰을 빚고 있다. ⓒ 연합뉴스
인천시와 인천대가 206억원의 발전기금을 두고 마찰을 빚고 있어 재학생과 교수의 연구지원에 차질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대는 "인천시에서 200억원 규모의 대학발전 기금의 소유권을 주장해 기금이 시로 환원된다면 신입생, 재학생, 교수 연구지원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5일 밝혔다.
1995년부터 2015년까지 조성된 인천대 발전기금은 대학특성화기금 97억원을 합해 총 206억원 규모다. 특성화 기금을 제외한 109억원은 인천대 공유재산 이자, 대학 내 매점·자판기 등의 수입으로 조성됐다. 이 기금은 교육 기자재 구입, 송도 캠퍼스 이전사업 초기 출자금 등으로 지출돼왔다.
시는 인천대가 국립대로 전환된 만큼 시립대일 당시 시 지원을 받아 조성한 기금은 다시 환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립대로 운영될 당시 시 예산을 투입해 운영했던 만큼 시에서 일부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면서 "대학 측에서 주장하는 조례는 시립대일 때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인천대 관계자는 "인천대 재산에서 조성한 기금인 만큼 시에서 일방적인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면서 "2013년 국립대로 법인이 바뀔 때도 관련 조항에 기존 경영권은 대학으로 승계된다고 명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기금을 둘러싼 시와 대학의 갈등이 증폭되자 재학생과 소속 교수들도 함께 뜻을 보탰다.
지난 9일 인천대 교수협의회와 총동문회, 총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인천대 재정대책위는 기금 환원 요구 철수와 지원금 지급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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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금 관련 기자회견을 갖는 인천대 교수들 ⓒ 연합뉴스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재정난이 덮쳐 학생들의 교육권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시는 대학발전기금 관련 조례를 폐지해 인천대의 자산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천대는 발전기금 강탈을 중단하고 당초 약속했던 운영비 300억원 지급을 조속히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인천대는 2013년 시립에서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되며 시로부터 매년 300억원의 운영비를 2017년까지 지원받기로 했다. 지난해 시는 재정난을 이유로 약속된 300억원을 연말에 지급했다. 2015년 말에는 시의회에서 인천대에 300억원을 지원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예산 수정을 요구했고 올해 지원금은 200억원 정도만 지급된 상태다.
인천대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학교 자체 예산으로 조성한 기금을 시에서 가져간다는 것은 교육적인 발상이 아니다"라며 "국립대학 전환 관련 법률에 봐도 기존 재산은 대학 법인 재산으로 귀속한다는 조항이 있다. 학교 기금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의회는 양측의 협의를 유도해 기금을 나누어 갖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영훈 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은 "갈등이 지속될 경우 기금을 시에서 가지고 있으므로 시에 환원될 수밖에 없다"면서 "기금에서 비율을 정해 일부는 시가, 일부는 대학이 나눠 가져가는 방안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