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시 소비 악영향 정제마진 축소 전망 제기원유재고 확보 및 국제 선물시장서 포지션 확대 필요
  •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 합의 이후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국내 정유업계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30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OPEC-비OPEC 감산 합의의 석유시장 영향 및 시사점'에 정유업계는 중·장기적으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경제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유가 상승이 석유제품 소비에 악영향으로 나타나 중·장기적으로 정제마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내년 유가 향배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OPEC의 감산 발표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까지 40달러선에서 등락을 거듭한 유가는 이달 들어 55달선까지 오른 상황이다.

두바이 현물 유가와 브렌트유 선물의 경우 지난해 7월 23일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OPEC은 지난 11월 30일 정기총회에서 전체 원유생산량을 일산 3250만 배럴로 줄이는 데 최종 합의했다.

이는 10월 원유생산량 3364만 배럴보다 114만 배럴 감축하는 것으로 당초 완화된 합의를 예상한 시장 전망을 완전히 벗어난 수준이다.

빠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세계 석유공급 과잉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수급은 공급과잉에서 공급부족으로 전환,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OPEC은 내년 상반기 대OPEC 원유수요를 3190만 배럴로 예측, 60만 배럴 수준의 공급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원유재고를 늘리고 국제 석유 선물시장에서의 포지션 확대 등을 통해 정제마진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세계 경제회복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유가 상승이 석유제품 소비에 악영 향으로 나타나 중·장기적으로 정제마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제마진 악화 가능성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OPEC의 생산쿼터 준수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많은 만큼 상승세는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감산 면제로 인한 증산 가능성을 고려하면 OPEC의 원유생산은 3300만 배럴 정도로 생산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주요 유가 전망기관들도 OPEC 감산 합의 이후 2017년 원유가격 전망치를 전월 전망치보다 1~2달러 정도 상향 조정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