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자 USK "금융조달 한계·지자체 등 지원 부족"수공 "유니버설 본사와 라이선스 진척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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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에 조성하려는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
사업 우선협상자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USK) 컨소시엄은 금융조달의 어려움 등을 토로하며 사업협약 연장과 관련해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처분에 맡기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공은 다음 주 초 최종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12일 국토교통부와 수공 등에 따르면 수공과 USK 컨소시엄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만나 지난해 말 기한이 종료된 사업협약에 관해 마지막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USK 컨소시엄 대표 주관사인 USK프로퍼티홀딩스의 황인준 회장이 직접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USK 컨소시엄은 사업협약 기간을 재연장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조달의 어려움 등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업에는 1단계 3조원, 2단계 2조원 등 총 5조원쯤이 든다. USK 컨소시엄은 1단계 사업의 경우 자본금 85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2조1500억원을 금융권 대출로 조달할 계획이다.
하지만 KDB산업은행 등은 사업의 구체성이나 타당성이 명확하지 않아 지원 결정을 미루는 상황이다.
수공의 부동산 현물 출자도 불투명하다. 출자를 위해선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 하고 주무부처인 국토부 검토도 거쳐야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국토부는 미국 유니버설 스튜디오 본사(UPR)와의 라이선스 문제가 명확하게 정리되기 전에는 검토가 어렵다는 견해다.
USK 컨소시엄은 일본, 중국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사업을 예로 들어 한국 정부와 공기업의 엄격한 규정,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부족 등에 아쉬움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황 회장은 "라이선스 계약은 사업협약을 마치고 (수공과의) 토지계약 단계에서 마지막으로 맺는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기존 사례를 보면 짧게는 1년이 걸리기도 하지만, 길게는 수년이 걸릴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지방정부가 수십 년간 토지를 무상으로 내놓는 등 적극적인 데 반해 (한국은) 그렇지 않다"고 귀띔했다.
공은 수공에 넘어왔다. 수공은 다음 주 초 사업에 관한 공식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수공이 제자리걸음 수준인 사업협약을 추가로 연장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조달의 물꼬를 트려면 UPR과의 라이선스 문제에 진척이 있어야 하지만, 이 부분에 한계가 있어서다.
미국에서 UPR 고위관계자를 만나 의견을 나눴다는 황 회장은 "UPR은 베이징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2020년쯤 개장할 예정이어서 아시아에서 2개의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수공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은 "복잡한 사업이고 이해관계가 많지만 (수공과 만나) 입장을 충분히 논의했고 생산적인 대화도 나눴다"며 "다만 공기업의 특성과 여러 규정 등 현실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공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면 컨소시엄 내부에서 의견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이 사업은 관광산업에 있어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사업이다. 각자의 처지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시기나 방식의 차이는 있겠지만, 꼭 사업을 실현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변함없이 기울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사업추진과 관련해 당분간 휴식기를 가진 뒤 추후 국내외 사업 추진 여건이 무르익으면 사업을 재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USK 컨소시엄은 애초 롯데자산개발 등이 주축이 돼 사업을 추진했던 2012년에도 5%쯤의 지분을 갖고 사업에 참여했었다.
수공 관계자는 "당장은 결론을 말하기 어렵다"며 "다음 주 초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