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비싸고 실용성 낮아… LG유플러스, 향후 업데이트 계획 無
  • ▲ 한샘에서 출시된 매직미러 ⓒ한샘
    ▲ 한샘에서 출시된 매직미러 ⓒ한샘

    한샘과 에몬스가구가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야심차게 출시한 IoT(사물인터넷) 거울 '매직미러'(Magic Mirror)가 부진한 실적에 판매를 중단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사업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했던 '매직미러'는 판매량이 부진해 제품 협업을 진행했던 3사(社) 모두에서 해당 사업을 종료했다. 양사 모두 '매직미러'의 정확한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총 100대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몬스가구가 입점된 A 백화점에 따르면 매직미러는 출시 시점인 4월부터 판매가 종료된 12월까지 단 한대도 팔리지 않았다.

    한샘도 지난해 10월 판매를 중단했다. 에몬스 가구도 12월께 판매량 부진으로 해당 제품을 접었다.

    기술을 공급하는 LG유플러스 역시 향후 업데이트 계획이 없다고 밝혀 매직미러는 '참패'로 기록됐다. 
 
매직미러는 지난해 LG유플러스에서 기술을 제공하고 한샘과 에몬스 가구에서 제조를 맡아 업계 최초 IoT 기술이 도입한 거울로 상당한 관심을 받은 제품이다.

가로 80cm, 세로 50cm 크기의 대형 광학 거울에 800만화소의 카메라와 LTE 전용 단말기가 부착된 제품으로 가장자리에는 LED 조명이 내장돼 있다. 내장된 단말기를 통해 화장대 의자에 앉아 거울을 손으로 누르는 것만으로도 모공, 붉은 기, 피부 결, 잡티 등 다섯 가지 항목을 체크할 수 있다.

체크된 점수에 따라 피부 상태에 대한 종합 결과와 맞춤형 피부관리법, 적합한 미용제품까지 추천받을 수 있어 가구와 IT의 혁신적인 만남으로 불렸다. 이전까지 침대나 소파, 책상 등에 USB 포트가 달린 정도의 가구가 스마트 가구 시장의 전부였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변신이었다.

지난해 1월, 김경수 에몬스 가구 회장이 품평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첨단기술을 적용한 '매직미러'를 호펑한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은 "단순한 장식·수납용 가구에서 탈피해 통신, 의료 기술 등이 접목된 가구를 제작했다"며 "
생활 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키는 기술로 차별화에 나설 것"이라고 제품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후 4월께 제품을 정식 출시했다.

한샘도 '매직미러'를 뷰티에 관심 있는 여성 고객을 위한 제품이라고 극찬하면서 에몬스보다 기일을 앞당겨 2월 제품을 출시해 시장 우선 선점에 나섰다. 양사는 출시 시점과 개발 시기를 놓고 '자사가 먼저'라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바 있다. 
당시 매직미러에 거는 양사의 기대치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높은 가격과 실용성에 대한 의문이 발목을 잡았다. 이 제품의 가격은 99만9000원으로 화장대, 의자 등을 함께 구매하면 140만원에 달한다. 일반 화장대와 비교해 3~4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피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을 140만원이나 주고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실용성 논란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피부과에서 피부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는 것도 15만원 정도면 가능한데 굳이 이 제품을 사용할 것 같지 않다"며 제품에 대해 평가 절하했다.

매직미러 판매 중단에 대해 한샘과 에몬스 가구 측은 매직미러는 가구와 
IoT 콜라보레이션의 가능성을 염두에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판매량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한샘 관계자는 "향후 다양한 노력을 통해 대중화된 상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업계에서는 가구업계와 IT업계가 무조건 협업하기보다는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포착하고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관련 업계 종사자는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한 협업상품은 매직미러처럼 사장될 가능성이 크다"며 "IT와 가구가 제대로 된 콜라보레이션을 펼치기에는 아직 양쪽 모두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정확한 시장 조사가 선행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