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버즈워드] 작고 쉽게 만들어 눈길 끄는 '스내커블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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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탄생 후 한 동안 일부 전문적인 용도로만 이용되던 월드와이드웹(www)이 일반에게 보급되면서 콘텐트의 역사는 완전히 바뀌었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콘텐트의 수요자와 공급자의 구분이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현대 콘텐트 특성 중 상당 부분은 이 수요자와 공급자를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과거 콘텐트 소비자들은 양질의 콘텐트를 소량에 유료로 구입했지만, 현대의 소비자들은 막대한 양의 무료 콘텐트를 제한 없이 소비할 수 있게 됐다. 본질적으로 무료 콘텐트에는 '광고'가 붙게 마련이다. 이내 소비자들이 콘텐트에 액세스하는 만큼 현금이 오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모바일 웹까지 보급되면서 사람들의 집중지속시간은 8초까지 단축됐다고 한다. 체류시간은 두 번째 문제다. 콘텐트 제공자들은 소비자들의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다 짜내야만 한다.사람들이 긴 텍스트보다 쉽고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스내커블 콘텐트를 선호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무엇보다 인간의 뇌는 그 능력의 50%를 시각적인 정보를 처리하는데 사용한다. 순수한 장문의 텍스트보다 짧은 동영상이나 GIF, 밈(meme), 심지어 사진 한 장이 더욱 호소력 있는 이유다. 인포그래픽과 같이 정보를 시각화한 콘텐트는 일반적인 그래프와 텍스트로 이뤄진 콘텐트에 비해 최고 90%까지 트래픽을 늘려준다는 포브스(Forbes)지의 분석도 있다. 이런 특징을 이용해 과학은 물론 정치사회적 이슈까지 다양한 방식의 시각적 콘텐트가 끊임없이 반복해 재생산된다. 최근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언론사들이 카드뉴스를 제작해 복잡한 문제를 쉽게 풀어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월드와이드웹과 모바일의 탄생은 콘텐트 소비형태를 얼마 되지 않는 기간 완전히 바꿔놓았다. 장편영화나 학술자료 등 일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광고든 본 기사든 콘텐트 비용은 대개가 광고주, 즉 브랜드들이 전담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들이 언제까지나 소비자들이 클릭할 때마다 콘텐트제공업체에 돈만 내주는 ‘봉’으로 남을 순 없다.이미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이 도저히 클릭하지 않을 수 없는, 공유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콘텐트를 만들어 직접 배급하기 시작했다. 이 치열한 클릭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브랜드들이 택하는 형식은 당연히 ‘스내커블 콘텐트’다. 이 짧고 가볍고 때로 편향적이며 마치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식품 같은 콘텐트는, 아마도 그 영양학적 가치와 무관하게 승승장구하고 있는 3분 컵라면과 더불어 앞으로도 한 동안 길고 긴 전성시대를 구가할 것 같다.
버즈피드에서 고양이사료회사를 위해 제작한 '아기고양이에게(Dear Kitten)'는
광고임에도 인터넷을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스내커블 콘텐트'의 좋은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