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R&D 과제 수행 후 기술 확보 완료상업운전 지연으로 실적 확보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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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중공업이 기술개발에 455억원을 투자한 기장 해수담수화 플랜트가 지역 주민 및 시민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제대로 가동을 못해 실적(트랙 레코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및 부산시 등과 함께 부산 기장군 대변리에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시공했다. 이 시설은 일일 4만5000톤(t)의 물을 생산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사업단은 총 투자액 1954억원을 들여 지난 2006년 12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관련 사업을 진행했고, 그해 12월 기장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준공했다. 두산중공업은 총 투자액 가운데 455억원을 들여 '역삼투압법(RO)' 방식의 해수담수화 플랜트 개발에 성공했다.

    역삼투압법은 반투막을 활용해 가압된 염수에서 용매인 물을 용질과 분리하는 방식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사업을 통해 16인치 대형 Membrane 적용 기술, 대용량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위한 세계 최대 8MIGD 트레인 설계 및 최적 운전 기술, DABF(Dissolved Air floatation with Ball Filter) 개발 및 최적 운전 기술 등을 확보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은 예상치 못한 악재로 기술 실적을 쌓지 못하고 있다. 기장 해수담수화 플랜트 인근 10km 반경에 고리 원자력 발전소가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역 주민들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담수화 물 공급을 반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2년여간 정상 운용이 안되고 있다. 기술 실적을 확보해 관련 수주를 늘려야 하는 두산중공업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부산시는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올 연말까지 복선관료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수도 관로와 함께 해수담수화 수돗물 전용관로를 설치해 수돗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제'를 도입하겠다는 취지다.

    부산시는 물 선택권 보장 차원에서 부산 기장, 장안읍, 일광면의 약 5만 가구 가운데 희망 세대를 대상으로 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복선관로 작업은 올 연말까지 진행되며, 9.7km 길이로 93억원이 투입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복선관료사업을 진행한다"며 "이후에 선택제를 도입해 주민들에게 담수화 수돗물 선택권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두산중공업은 최소 내년 초까지는 사실상 기술 실적을 쌓기 어려워졌다. 플랜트 가동 중단 시 차후 작동 중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최소한의 시범 운행만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445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새로운 기술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 선택제가 실효성을 거둘지도 미지수다. 두산중공업 입장에서는 조속한 사태 해결로 정상화가 되길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두산중공업 측은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관련 사항은 운영 주체가 당사가 아니기 때문에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기장 해수담수화 플랜트의 실소유 권한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에 있다. 두산중공업은 시범운용을 담당하고 있는 상태다. 부산시는 오는 2019년 12월 완료될 해수담수화 유해성 모니터링, 단가 등의 부속 연구 개발 사업이 완료된 이후 진흥원으로부터 소유권을 인계받을지 최종 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