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반대 소신 확고해 총대 멜 듯… 공적자금 상환·수협은행장 인선 악영향 우려도
  • ▲ 항의문 낭독하는 공노성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부문 대표이사.ⓒ뉴데일리DB
    ▲ 항의문 낭독하는 공노성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부문 대표이사.ⓒ뉴데일리DB

    해양수산부의 기습적인 건설 골재용 바닷모래 채취 연장 결정에 뿔난 어민들이 생존 투쟁 의사를 밝힌 가운데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이 전면에 나설지 주목된다.

    공노성 수협 지도경제사업부문 대표이사와 수협조합장들은 28일 정부의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 모래 채취 연장과 관련해 정부세종청사 내 해수부와 국토교통부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정부의 기습 연장 결정을 성토했다.

    해수부는 지난 27일 국토부의 제4차 남해 EEZ 바닷모래 채취단지 지정연장 신청에 대해 내년 2월까지 1년간 650만㎥를 채취하도록 승낙하는 해역이용협의 의견을 보냈다.

    해수부는 국토부가 애초 요구한 연평균 1278만㎥의 절반 수준으로 채취량을 줄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어민은 바닷모래 채취량의 많고 적음은 의미가 없고, 채취 중단 외에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다.

    이들은 국토부에서 바닷모래 채취를 강행하면 어선을 동원해 해상시위를 벌이고 전국 각지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겠다고 천명했다.

    이날 항의방문에 김 회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남해 EEZ 모래채취와 관련해 전국피해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현재 미국 유통업체와의 수산물 소비촉진 업무협약을 위해 외국출장 중이다. 그는 다음 달 1일 귀국 예정으로 알려졌다.

    어민이 정부 결정 철회를 촉구하며 반발하는 가운데 김 회장이 투쟁 전면에 나설지 관심을 끈다.

    수협 관계자는 "어민들이 이처럼 강경하게 투쟁에 나서는 것 자체가 오랜만인 것으로 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일각에선 김 회장이 그동안 바닷모래 채취에 대해 반대 뜻을 분명히 밝혔던 만큼 귀국 이후 곧바로 기자회견 등을 통해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 ▲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이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이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김 회장은 지난 15일 뉴데일리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바닷모래 채취와 관련해 "남의 논밭을 파헤치면 어쩌냐"며 "모래채취는 행정이 아닌 폭력"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금껏 서해와 남해 EEZ 일대에서 퍼 올린 모래양이 63빌딩 160여개에 달한다"고 비난했다.

    김 회장은 "협동조합은 어민을 잘살게 하고 어자원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수협의 존재 이유가 어업인의 권익 신장이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번 바닷모래 채취 중단 투쟁에 김 회장이 총대를 메고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 회장의 대정부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몇몇 당면과제와 관련해 앞으로 정부와 협력하거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어서다.

    수협은 정부로부터 빌린 공적자금을 갚는 데 있어 기간 연장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는 4월 임기가 만료되는 Sh수협은행장 인선에도 '수협'의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제기된다. 새 행장 인선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는 정부 추천 3인, 수협 추천 2인으로 구성돼 사실상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