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오펠·복스홀에 '스파크·트랙스' 등 수출연간 수출 비중 33%, 유럽 물량 위기
  • ▲ 쉐보레 트랙스.ⓒ한국지엠
    ▲ 쉐보레 트랙스.ⓒ한국지엠

     

    PSA그룹과 GM이 오펠을 두고 유럽에서 빅딜에 나서면서 한국지엠의 유럽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GM이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에 이어 오펠까지 매각하기로 하면서 한국지엠의 유럽 수출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6일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조와 시트로엥 브랜드를 지닌 프랑스 자동차 회사 PSA는 제너럴모터스(GM)의 오펠 인수를 오는 6일(현지시각) 발표할 계획이다.


    오펠은 GM의 유럽 생산기지 역할을 해 온 마지막 보루다. 영국에 공장을 둔 계열사 복스홀을 포함해 유럽 전역에 11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소형차 시장에서 강점을 지닌 회사로 GM의 소형차 개발 거점 역할을 해왔다. 최근 출시된 신형 크루즈 역시 오펠이 개발을 주도한 차세대 준중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PSA의 오펠 인수는 사실상 GM의 유럽시장 완전 철수를 의미한다.

     

    GM은 2013년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철수한 이후 오펠과 복스홀을 통해 판매를 이어왔다. 한국지엠의 유럽 수출 물량 역시 오펠과 복스홀을 통해 이뤄졌다.


    경차 '스파크'의 경우 오펠 '칼', 복스홀 '비바'란 이름으로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다. 국내 수출 1위 모델인 소형 SUV 트랙스는 오펠과 복스홀에서 '모카'란 제품명으로 판매 중이다. 중형 SUV 캡티바 역시 '안타라'란 이름으로 유럽에서 공급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지엠은 연간 수출량의 33%에 가까운 14만대가량을 유럽에 판매하고 있다. 이에 PSA그룹의 오펠 인수가 성사되면 한국지엠의 유럽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앞서 한국지엠은 2013년 12월 GM이 유럽에서 쉐보레 철수에 나서면서 수출 급감에 따른 막대한 영업손실을 입은 바 있다.


    당시 한국지엠의 수출량은 2013년 63만대에서 2014년 48만대로 급감했다. 이후 2015년 46만대, 지난해 42만대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 수출 물량이 14만230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한국지엠은 영업이익과 공장가동률 급감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업계는 스파크와 트랙스가 오펠의 주력 모델인 만큼 PSA가 GM의 쉐보레 브랜드 차량 판매 권리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당장 한국지엠의 수출길이 막히진 않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PSA와 오펠 간 중복되는 사업 부문이 커 양사의 첫 합작 모델이 출시되는 2018년에서 2020년 사이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PSA와 GM은 2012년부터 소형차와 SUV부문에서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만큼 합작 모델 출시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한편 PSA가 오펠을 인수할 경우 유럽 자동차 시장판도 역시 변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유럽 시장 판매 순위는 폭스바겐이 349만대로 1위, 르노가 149만대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PSA 144만대, BMW 98만대, 오펠 97만대 순으로 판매량이 많았다.


    따라서 PSA가 오펠을 인수하면 폭스바겐에 이어 유럽 시장 판매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오펠을 품은 PSA의 유럽 시장 판매 전략에 따라 현지에서 판매량을 늘리며 시장 확대를 추진 중인 현대·기아차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가성비를 앞세워 오펠과 유럽에서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유럽에서 현대차는 50만5012대, 기아차는 43만5316대를 판매한 바 있다.


    여기에 유럽에서 발을 뺀 GM이 중국과 북미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돼 이들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