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삶' 의미 담겨, 설립 후 3번째 사명변경18년만에 자산규모 업계 4위서 12위로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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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안츠생명은 2002년부터 독일의 대형 금융그룹 ‘알리안츠그룹’에 편입되면서 약 16년간 사명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되면서 더 이상 해당 이름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알리안츠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한 기업이 아니면 명칭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써 알리안츠는 3번에 걸쳐 사명을 변경하게 됐다. 알리안츠생명의 전신은 1954년 설립된 제일생명보험이다.
알리안츠는 국내에서 한화생명(옛 대한생명, 1946년 설립) 다음으로 오래된 보험사다. 모기업인 조양상선이 IMF외환 위기로 어려워지면서 1999년 독일 알리안츠그룹에 매각됐고 외국계 생보사가 되면서 2000년에 ‘알리안츠제일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2년에는 상호가 길다는 이유로 ‘제일’을 떼고 알리안츠생명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알리안츠생명의 경우 1999년만해도 자산규모가 생명보험 업계 4위였지만 적자 수렁에 빠지고 경영난을 겪으면서 12위로 밀려났다.
결국 알리안츠는 지난해 35억원이란 헐값에 중국 안방보험으로 팔렸고 사명을 변경할 처지에 놓였다.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편입된 알리안츠는 그룹과의 연계성을 강조한 ABL생명으로 변경한다. 안방보험그룹의 로고는 빨간색 ‘AB'로 안방의 영어 이니셜을 사용했다.
새로운 사명 ‘ABL’은 더 나은 삶(A Better Life)을 영위하도록 헌신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알리안츠생명은 설명하고 있다. 올해 알리안츠생명이 사명을 변경한 이후에는 안방보험에 먼저 인수된 동양생명과 통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 통상 대주주가 바뀌면 대주주 기업의 이름을 반영한다. 특히 사주가 경영난을 겪고 기업이 인수·합병이 된 이후 간판을 바꿔다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말 에이스생명은 모기업인 에이스그룹이 스위스보험그룹인 처브그룹을 인수하면서 한국법인도 처브라이프로 사명을 변경했다. 지난 2012년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녹십자생명은 현대라이프로 간판을 바꿨다. KDB생명은 금호생명에서 시작해 지난 2010년 산은지주 계열로 편입되면서 이름을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