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접수-서류검토' 거쳐 내달 중순 '직무적성검사' 진행"'채용인원-기회균등' 축소 가능성 우려…계열사별 수시 채용 정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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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마지막 그룹 공채를 진행한다. 1957년 국내 최초로 신입사원 공개채용 제도를 도입한 삼성은 그동안 인재제일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학연·혈연·지연 없는 공정한 채용을 진행하며 채용문화의 혁신을 이끌어 왔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과 미래전략실 해체라는 악재로 채용이 연기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미래 준비까지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 계획대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은 지난 13일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내고 그룹 공채를 시작했다. 채용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물산(상사·리조트·패션),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전자판매 등 21개 분야가 공고됐다.채용은 오는 15일 지원서 접수로 시작된다. 21일까지 진행되는 지원서 접수를 마치면 직무적합성평가(서류심사) 거쳐 내달 16일 삼성직무적성검사(GSAT)가 치뤄진다. 직무적합성평가에서는 성적, 출결, 생활태도, 지원동기 및 포부, 보유자격 등이 검토된다. 이후 기초능력 검사와 직무능력 검사로 이뤄진 직무적성검사가 진행된다. 직무적성검사까지 통과한 인원들은 면접(임원·직무역량·창의성)과 건강검진을 거쳐 정식 채용된다. 엔지니어직 및 S/W직의 경우 계열사별 기술 면접을 병행하기도 한다.채용인원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해 상반기 공채에서 4000명을 선발했으며 연간으로는 1만4000명을 채용한 바 있다.삼성은 그동안 대졸여성 공채(1993년), 차별을 배제한 열린채용(1995년), 대학생 인턴제도(2005년), 장애인 공채(2011년), 함께하는 열린채용(2012년) 등 차별화된 채용문화를 만들어왔다.특히 취업관문에서 차별받는 소외계층을 위해 ▲매년 3급 신입사원 채용 인원의 5%인 400~500명을 저소득층 특별채용으로 선발하고 ▲지방대 학생들의 비율을 35%까지 확대했고 ▲고졸공채를 정기적으로 시행했으며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학업→진학→장학지원→취업'으로 연결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불평등 해소에 앞장섰다.삼성 관계자는 "기업을 이끌어가는 중심은 사람이란 생각에 능력 있는 사람을 뽑고 이들이 적재적소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능력을 발휘하면 누구나 핵심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올해 채용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2700여 명을 선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채용 인력 가운데 60% 이상인 1800여 명을 평택 반도체공장, 아산 OLED 공장 등에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채용 인원 대부분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에 배치되고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도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한편 삼성은 이번 상반기 공채를 끝으로 계열사별 채용을 정례화한다는 방침이다. 채용인원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율을 정해왔던 그룹 미래전략실이 사라짐에 따라 60개 계열사 이사회가 수요에 맞춰 수시로 채용할 가능성이 높다.재계 한 관계자는 "사실 삼성은 그동안 청년 실업률 해소라는 취지로 필요보다 많은 인원을 채용해 왔다. 하지만 단기적 경영성과에 집중하는 계열사가 채용에 나설 경우 채용 인원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회균등 조항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번 채용의 경우 특정 계열사가 필요인력을 대거 충당하면서 소폭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대폭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