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 호재 등 업계 최고 수준 영업성적 기록잠재 리스크 관리 및 사업다각화 필요 진단
  • ▲ 화성개발이 대구 북구에 시공 중인 '침산 화성파크드림' 현장. ⓒ화성산업
    ▲ 화성개발이 대구 북구에 시공 중인 '침산 화성파크드림' 현장. ⓒ화성산업


    대구와 부산 지역 1등 건설사들이 지난해 탁월한 영업성적을 기록하면서 탄탄한 재무구조를 이어갔다. 최근 몇 년 간 시공능력평가순위에서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였던 두 건설사인 만큼 올해 순위 발표에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이들 건설사 역시 잠재 리스크를 보유하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나 이들이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침체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25일 2016년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시평순위 기준 대구지역 1위 건설사(전국 31위) 화성산업은 전년대비 43.7% 증가한 43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화성산업 영업이익률은 8.87%로, 이 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건설사는 시평액 1조원 이상의 25개사 중 호반건설(15.1%)·부영주택(13.2%)·현대산업개발(11.6%) 세 곳 밖에 없다. 국내 주요 건설사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한 셈이다.

    주택경기 호조로 매출의 74.8%를 차지하는 건축·분양 사업부문의 성공도 이익 증가에 기여했지만, 계열사 변경에 따른 회계실적 개선 효과가 가장 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분기까지 종속기업으로 있던 신세계티비쇼핑 지분이 3분기 이후 30%로 줄어 계열사 변경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판관비 등이 빠져나가면서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지분 100%를 갖고 있던 신세계티비쇼핑이 3분기부터 종속기업에서 빠져나가면서 회계 기준이 바뀌었다"며 "판관비 등을 많이 차지했던 신세계쇼핑이 분리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무성과도 이어졌다. 유동자산이 2562억원에서 2907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유동비율은 255.9%로 증가했다. 화성산업보다 유동비율이 높은 곳은 25개사 중 호반건설(623.5%)과 부영주택(377.8%)이 유일하다. 또 자본 증가로 부채비율도 65.5%에서 61.2%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부산지역 1위 건설사(전국 34위) 동원개발도 10.6% 증가한 131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특히 동원개발은 24.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냈다. 주 매출원인 자체 주택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고마진 자체사업 비중이 높은 만큼 수익성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동원개발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의 유동비율(465.8%)과 부채비율(29.6%)을 기록하면서 재무구조도 한층 더 건전해 졌다. 동원개발보다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이 높은 건설사는 25개사 중 호반건설(부채비율 18.6%)이 유일하다.

    동원개발의 경우 불필요한 외부 차입금을 일절 조달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동원개발 측은 "장복만 회장의 경영철학이 빚을 내 사업을 진행하는 불안한 사업을 지양하기 때문에 보유한 자본금 범위 내에서 사업을 진행한다"며 "착실하게 42년 동안 주택사업을 하다 보니 안정적인 재무구조로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상적인 영업성적과 안정적인 재무성과로 건설업계에서는 양사의 시평순위가 다시 한 번 뛰어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몇년간 순위 다툼이 치열했던 이들의 자리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시평순위를 살펴보면 화성산업은 2013년 50위에서 2014년 47위, 2015년 45위, 2016년 31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동원개발은 2013년 53위에서 1년 만에 12계단 뛰어오르면서 화성산업보다 높은 41위에 자리했다. 이듬해 36위로 상승하면서 화성산업보다 우위를 굳히는 듯 했으나, 2016년 34위로 주춤하면서 화성산업의 재역전을 지켜봐야 했다.

  • ▲ 동원개발이 경기 용인시에 시공 중인 '용인역북 명지대역 동원로얄듀크' 현장. ⓒ동원개발
    ▲ 동원개발이 경기 용인시에 시공 중인 '용인역북 명지대역 동원로얄듀크' 현장. ⓒ동원개발


    다만 이들 역시 여타 건설사들과 마찬가지로 불안요소가 상존한다.

    화성산업의 미청구공사액은 전년 170억원 보다 늘어난 180억원어치로, 동원개발 95억원 보다 많다. 또 동원개발의 매출채권 규모는 2399억원으로, 매출액 5343억원의 44.8%에 달한다.

    특히 동원개발은 먹거리 부족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액은 5702억원으로, 1년치 매출을 소폭 웃도는 것에 불과하다. 자체사업이 주력사업인 만큼 부족한 수주고가 문제가 안 될 수도 있지만, 동원개발 보유용지는 14억원 규모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 주택건설사인 만큼 잘 아는 지역에서의 자체사업과 도급사업으로 훌륭한 영업성적과 탄탄한 재무구조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면서도 "회사 경영에 부동산 경기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가 수반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고마진의 자체사업을 지향하는 점은 수익성 부문에서 효과가 크지만, 리스크도 큰 만큼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이나 지역주택조합 사업 등 사업 다각화를 모색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