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절반에 불과한 수주고·낮은 유동비율 '근심'
  • ▲ 삼성물산. ⓒ성재용 기자
    ▲ 삼성물산. ⓒ성재용 기자


    삼성물산이 4개 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 턴어라운드 기조를 이어갔다. 해외 프로젝트로 인한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도 낮은 만큼 장밋빛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경쟁사에 비해 낮은 유동비율로 인한 유동성 우려와 보수적인 수주전략으로 인해 줄어든 수주고 등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8일 삼성물산 건설부문 1분기 실적보고서(잠정)를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 910억원을 기록, 4개 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같은 시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형 하이테크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지난해 1분기 2조7930억원에 비해 -2.93% 감소한 2조711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건설부문 이익률이 안정화되면서 지난해 1분기 어닝쇼크 여파에서 벗어나 턴어라운드에 성공, 삼성물산이 안정기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액은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부실 프로젝트 종결, 국내외 프로젝트의 순조로운 진행, 경영체질 개선 등으로 지난해 2분기부터 안정적인 실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손 위험이 높은 프로젝트 대부분이 2015년 4분기부터 2016년 1분기까지 상각 처리된 결과 막대한 비용이 발생했다"며 "대규모 영업적자와 순손실을 기록했던 1년 전에 비하면 매우 호전된 실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로이힐 프로젝트 이슈 소멸 이후 추가적인 해외 프로젝트 손실 반영 여지도 제한적인 만큼 실적 불확실성은 현저히 감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 실적 개선세가 하반기에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부터는 매출 증가와 함께 수익성이 괜찮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하반기에는 1분기에 수주한 계열사 수주물량(평택 반도체 마감공사)도 본격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이익이 견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유동성 우려와 줄어든 수주잔액이 실적 개선세에 걸림돌로 작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물산 1분기 유동비율은 87.9%로, 업계 라이벌인 현대건설(170.5%)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심지어 유동부채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줄어들면서(-12.9%) 유동비율이 11.9%p 개선된 결과다.

    쪼그라든 수주잔액 또한 향후 성장에 대해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1분기 해외 신규수주액은 205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조380억원의 10.0% 수준에 그쳤다. 그러면서 전체 신규수주액도 2조6080억원에서 9810억원으로 62.3% 감소했다. 이는 전체 수주잔액(30조680억원)의 감소(-26.5%)로 이어졌으며, 이 역시 현대건설의 수주잔액 67조4396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하면서 지분가치보다 영업가치가 더 중요해졌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등에 따른 수혜가 예상됐으나, 당분간은 여의치 않은 만큼 영업성과가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공시한데 이은 검토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지주회사 전환이 사업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고, 전환 과정에서 여러 이슈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