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가격과 개발지연… 전형적 신도시 초기 정체"신도시·택지지구 투자시 장기적 관점서 접근해야"
  • ▲ 매수인을 찾지 못해 텅 빈 점포들 모습. ⓒ 상가정보연구소
    ▲ 매수인을 찾지 못해 텅 빈 점포들 모습. ⓒ 상가정보연구소


    위례신도시 상권이 좀처럼 발달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1일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위례신도시 내 공급된 상가 절반이상이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일반상가 경우 약 50%, 근린상가는 70% 가량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다. 심지어 상층부 업무시설은 더 저조한 상황이다. 

    분양된 상가도 높은 임대료 탓에 임차인 구하기가 수월하지만 않다. 중심상권인 트랜짓몰 부근 1층 상가 임대료는 전용 33㎡ 기준 보증금 5000만~1억원, 월세 300만~400만원 선이다.

    신도시 상권 초기특성인 빈약한 소비력을 고려하면 이처럼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만한 업종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노릇.

    그나마 입점을 끝낸 1층 상가 대부분은 부동산 중개업소며, 간간이 보이는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 점포 외에는 주민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애초 위례신도시는 다른 2기 신도시인 판교나 동탄에 비해 상업용지 비율이 낮고 인구밀도는 높아 상가가 들어서기 최적의 입지로 꼽혀왔다. 실제 위례신도시 상업용지 비율은 1.9%로 판교 3%·동탄 4%에 비해 떨어지며, 인구밀도는 15.6%로 판교 9.5%·동탄 6.9% 보다 높다.

    하지만 이런 이점도 높은 분양가와 신도시 개발 불확실성 앞에 무릎을 꿇는 모양새다.

    위례신도시 내 상가 분양가격은 3.3㎡당 평균 4000만~5000만원 수준이며, 특히 트랜짓몰 부근 상가는 1억원 안팎 프리미엄마저 붙었다. 

    이처럼 매도-매수자 간 간극이 커 매매가 답보상태지만 가격조정 가능성은 희박하다. 입지가 뛰어난 상가는 이미 선점한 상태고, 상가 소유주들 또한 자산가들로 대출압박을 크게 받지 않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 설명이다.

    개발호재 지연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하철 8호선 우남역 개통은 당초 2017년에서 2년 연기된 2019년으로 미뤄졌고, 지난해 시공사 변경 등 진통을 겪은 위례신사선 경전철 역시 예정대로 2024년에 개통될지 미지수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위례신도시 상권이 전형적인 신도시 개발초기 정체된 모습"이라며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투자할 땐 동원할 수 있는 자금여력을 충분히 점검한 뒤 장기적 관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위례신도시는 수도권 신도시를 통틀어 서울 강남에 조성된 유일한 신도시로 그동안 투자자 및 수요자들에게 주목을 받아왔다. 총 계획 가구수는 4만2392가구며, 현재 2만가구 가량 입주를 마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