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주식양도차익 과세' 논란… 상승장에 투심 위축되나

문재인 대통령이 당초 공약했던 주식거래시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강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올해 초 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주식양도차익은 일종의 자본 소득이니 일정 금액 이상의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는 반드시 과세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미 내년 시행 예정인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양도차익 과세대상인 대주주의 기준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종목별 지분율 1% 이상 혹은 15억원 이상, 코스닥 지분율 2%이상 혹은 15억원 이상 보유자다.

여기에 문 대통령의 공약은 대주주의 주식양도차익에 매겨지는 양도소득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높인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공약에서는 대주주만을 언급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정부부터 단계적으로 과세 확대를 추진해오고 있는 흐름을 보인 만큼 앞으로 대주주뿐 아니라 소액주주까지 과세 대상이 될 가능성도 예측되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제19대 대통령 후보 조세공약 토론회’에서 문 대통령 측으로 참석한 김유찬 홍익대 교수는 “문 후보 측은 주식의 양도차익 비과세는 부동산 양도차익 과세, 배당·이자 등 다른 대부분의 금융소득이 과세된다는 점에 비교해 비중립적 혜택이라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공약이 시행될 경우 대주주들은 과세요건을 피하기 위해 매도를 감행, 증시 하락과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소액주주들까지 과세대상으로 포함될 경우 현재 부과되고 있는 증권거래세와 함께 ‘이중과세’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행 증권거래세는 0.3%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폐지했으며 아시아 신흥국 평균인 0.2%보다도 높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양도차익 과세가 확정될 경우 연 3000만원 초과 수익에 대해 20% 이상 세금을 부여할 수 있다”며 “이는 세금만큼 기대 수익률을 낮추는 것으로 투자심리에 부담스러운 이슈”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단기 투자심리 측면에서 부정적인 이슈인 것은 맞지만 시장이나 기업의 추세적 변화를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법제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의 투자 심리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