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수 부천시장 "(정권교체) 피해의식이 있는 것 같다" 우려
  • ▲ 신세계 백화점 ⓒ 뉴데일리 공준표
    ▲ 신세계 백화점 ⓒ 뉴데일리 공준표



    부천시와 신세계 그룹이 추진하던 부천 상동 영상문화단지 내 쇼핑몰 건립사업이 신세계 측의 요청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정책 변화, 인근 상인과의 상생안 마련 등에 따라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부천시 측에 토지매매계약 연장을 요청했다"면서 "추후 부천시의 사업 방향과 결정에 따라 일정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양측의 토지매매계약은 이번까지 총 네 번 미뤄졌으며 사업 규모도 처음 계획보다 대폭 줄었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이 함께 들어서기로 했던 하남 스타필드 급의 당초 사업계획은 인천 부평지역 상인들의 반발로 백화점만 건립하는 것으로 축소했다.

    최근에는 대선 바람에 휩싸여 진통을 겪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인천지역유세에서  부천 신세계 쇼핑몰 건립에 대한 반대의 뜻을 밝히며 부평지역 상인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새 정부 출범 후 곧바로 토지계약이 미뤄지자 신세계 측이 새 정부에 부담을 느껴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있다.

    현재 국회에 표류돼 있는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안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당 법안은 대형 쇼핑몰 건립 시 쇼핑몰이 들어설 지자체 외에도 상권 영향을 받는 인근 지자체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된 법이 부천 신세계쇼핑몰에 적용될 경우 쇼핑몰 건립을 위해서는 인천 부평지역의 동의가 필요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같은 여당 출신 부천시장도 불편한 속내를 밝혔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지난 12일 "신세계의 계약 연기요청 이유는 새 정부가 출범한 상태에서 계약을 체결할 경우 정부에 미운털이 박혀 불이익을 당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며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압박도 부담스럽다는 전언도 있었다"며 "아직도 구시대의 피해의식이 기업엔 강하게 남아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시장은 "그동안 부천시가 조용히 대처한 것은 계약이 체결돼야 공식적인 책임 있는 추진이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부천시는 20여 년 동안 방치된 상동영상단지를 마냥 신세계만 기다리고 둘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부천시는 신세계 측에 사업추진 의지를 확인하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시는 신세계 측의 공식 답변을 받아보는 대로 사업 방향을 재결정할 계획이다.

    부천시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신세계 측에 계약 이행을 촉구할 계획이며 계속해 이행이 미뤄질 경우 비용청구 등 법적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천 영상문화산업단지 사업은 부천시 상동 일대의 38만2743㎡ (약 11만6000평)에 만화 영상 특구단지, 기업 단지, 쇼핑 단지, 녹지, 도로 등을 건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천시는 오는 2020년까지 부천 영상문화단지 내 3만7373㎡ 규모의 복합쇼핑몰을 완공할 계획이다.